팬 대신 펜
"누군가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식재료를 다루지만, 나는 먼저 질문부터 시작한다."
접시 위의 요리는 셰프의 생각이자 철학이 담겨 있다. 나는 접시 위의 요리를 만들지는 않지만, 이야기라는 접시에 나의 생각을 담는다. 그로 인해 사람들이 더욱 평화롭고 결핍되지 않은 식생활을 누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물론 현실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지만, 그 중심에는 늘 이런 바람이 자리하고 있다.
셰프가 좋은 재료를 고르듯, 나는 좋은 질문을 고른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 어떻게 잘 먹을 수 있을 것인가, 누가 무엇을 기준으로 좋은 식재료라고 말하는가 — 이런 질문들이 내 이야기의 주재료가 된다.
식재료 하나를 앞에 두고도 나는 먼저 그 뒤의 사람들을 본다. 이 식재료는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 이것을 기르고 만드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일까? 그 뒤에 숨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 이것이 내 이야기의 진짜 재료다.
셰프가 불의 세기를 조절하며 요리하듯, 나는 감정의 온도를 조절하며 이야기를 만든다. 한 끼 식사가 삶의 리듬을 바꾸고, 조리의 방식이 건강을 다르게 만든다는 것을 몸으로 겪었기에 더 그렇다. 요리를 잘하는 법보다 요리를 잘 활용하는 법에 더 관심이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요리는 나에게 있어 생존도구이자 자기 돌봄의 수단이면서, 동시에 사람과 사람을 잇는 이야기의 매개체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 이야기에는 기술적 정보만이 아니라 인간적 온기가 함께 들어간다.
셰프가 간을 맞추듯, 나는 메시지의 농도를 조절한다. 의식주라는 인간의 기본 3요소 중에서, '식'만큼은 누구나 안정적으로 보장받으며 살았으면 한다는 것이 내 이야기의 기본 간이다. 정보의 격차, 시간의 격차, 삶의 방식이 다르더라도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식재료를 다루고, 조리하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이 쌓여서, 나는 콘텐츠를 만들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요리와 식재료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을 택했다. 순서는 언제나 이야기 → 공감 → 행동이다. 그래서 나는 콘텐츠 제작자이기 전에, 이야기로 마음을 잇는 사람이라고 느낀다.
셰프가 요리에 정성을 다하듯, 나는 이야기에 정성을 다한다. 내가 콘텐츠를 만드는 이유는,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먼저 나 스스로 그 이야기에 감동받고 싶기 때문이다. 그 감동을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다면, 그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다. 물론 때로는 상업적인 요구와 이상적인 바람 사이에서 고민하기도 하지만, 내 콘텐츠의 출발점은 언제나 이런 진심에서 시작된다.
레시피보다 먼저, 그 음식이 가진 이야기를 다룬다. 트렌드보다 앞서, 사람들의 일상과 마음을 먼저 들여다본다. 그렇게 만들어진 콘텐츠에는 따뜻한 이야기와 실용적인 도움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사람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건 화려한 레시피가 아니라, 그들의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와 함께 전해지는 실용적인 지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독자 관점에서 다듬고, 그들의 마음을 먼저 이해하려 한다.
셰프가 요리를 내어놓고 사람들이 함께 먹는 모습을 바라보듯, 나는 내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켜본다. 때로는 정확한 정보를 위해 실험도 하고, 글을 쓸 땐 독자 관점에서 다듬는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식재료의 역사와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것이다. 모든 콘텐츠가 완벽하게 이런 이상을 담아낼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 방향을 향해 나아가려 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서로를 돕게 하고, 모두가 의식주 중에서 식만큼은 평화롭고 결핍되지 않게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셰프가 빈 접시를 보며 다음 요리를 구상하듯, 나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다음 이야기를 준비한다. 요리를 잘한다는 것은 꼭 기술이 뛰어나거나 예쁘게 플레이팅 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듯, 좋은 이야기를 한다는 것도 화려한 수사나 기법만을 뜻하지 않는다.
나는 오히려, 식재료 하나가 가진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통해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태도가 더 오래가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이야기꾼이 될 수 있다. 주방이라는 공간이 언제나 열려 있듯,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도 언제나 열려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시작되는 작은 이야기 하나하나가, 결국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간다고 믿는다. 내가 전하는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관점이 되고, 내가 찾은 감동이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식재료 연구자로서, 콘텐츠 기획자로서, 그리고 무엇보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나는 오늘도 새로운 이야기를 준비한다. 그 이야기가 만들어낸 감동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서로를 돕고 모두가 함께 평화롭고 결핍되지 않은 식생활을 누리는 세상을 만들어가기를 바라며. 오늘도 나는 이야기로 한 상을 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