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질문, 계속되는 여정

AI와 함께 써 내려간 10편의 기록

by 이재민

연재를 시작할 때 내가 세운 목표는 단순했다. 요리라는 틀을 빌려, AI로 글쓰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 직접 시험해 보자는 것. 거창한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실험이었다.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이어가다 보면 글의 뼈대가 금세 잡혔다. 마치 조리도구로 재료를 손쉽게 다듬듯, AI는 생각을 빠르게 정리하고 문장을 붙여주었다. 덕분에 글쓰기가 확실히 편해졌음을 몸소 체감했다.


하지만 동시에 낯섦도 남았다. 내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도, 다 쓰고 나면 마치 남의 글을 읽는 듯한 거리감. 몰입이 쉽지 않은, 조금은 낯선 글쓰기의 감각이었다. 독자 역시 이 미묘한 결을 느꼈을지 모르겠다. 편리함과 효율 속에서 내가 놓친 온기, 그것이 어쩌면 AI와 쓴 글의 빈틈이었을 것이다.


이번 연재가 끝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 ‘마감’ 덕분이다. 마감이 없었다면 또 계획만 세우고 미뤘을 게 분명하다. 정해진 시간 안에 무언가를 완성해야 한다는 긴장감은 내 글쓰기에 리듬을 만들었다. 압박이라기보다, 나를 움직이게 한 긍정적인 동력이었다.


요리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지만, 주방 안에서만 머물진 않았다. 글을 쓰고, 팝업 행사를 하고, 오프라인 강연을 열며, 나는 요리를 삶의 은유이자 연결고리로 확장시켜 왔다. 이번 연재도 그 연장선이다. 요리는 더 이상 단순히 불 앞에서 이루어지는 행위가 아니라, 기록하고 나누고 실험하는 모든 과정 속에 살아 있다.


이제 10편의 연재는 끝났지만,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AI와 어떻게 더 나답게 협업할 수 있을까? 효율 속에서도 어떻게 몰입과 온기를 지킬 수 있을까? 그리고 이 기록을 앞으로 어떻게 확장해 나갈 수 있을까? 이 글은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다. 끝나지 않는 질문이 있기에,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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