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빼고 모든 게 다 오르는 시대. 서민들의 술, 소주라 해서 오르지 말란 법은 없다. 하지만 아무리 자연스레 흘러가는 우상향일지라도 이유를 알고 소비를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번 글을 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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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의 가격 인상
하이트진로에서 생산하고 있는 '진로'와 '참이슬'의 가격이 2022년 2월 23일부로 인상된다. 무려 3년 만의 일이라고 한다. 진로 출고가는 1,015원에서 1,096원으로, 참이슬은 기존 1,081원에서 1,166원으로 각각 80원가량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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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오른 건 주정과 병뚜껑인데
왜 소주 가격이 오르지? _ (Feat. 종가세)
하이트진로 측에서 밝힌 인상 이유는 원가 상승이다. 원가 상승의 주요 품목은 *'주정'과 '병뚜껑'이며 실제로 주정의 가격은 2월 4일부터 7.8%, 병뚜껑은 2월 1일부터 16%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주의 출고가는 [출고 원가 + 주세 + 교육세 + 부가세]로 이뤄지는데, 우리나라 주세법상 소주는 종가세 방식으로 주세를 책정하고 있다. 여기서 종가세란 세금 부과의 기준을 가격에 두는 것을 말하며 그 가격은 출고 원가(재료비나 인건비 등이 포함된 금액)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출고 원가가 높아질수록 주세도 높아져서 출고가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말이다.
종가세 반대 개념으로는 종량세가 있다. 종량세는 세금 부과의 기준을 수량에 둔다. 사용한 재료의 가격이나 인건비 등이 어떻든, 만들어진 수량에 대해서만 세금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맥주와 탁주만이 종량세 방식이며 맥주는 현재 1L(리터) 당 834.4원의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 종량세를 적용하는 맥주와 탁주는 출고 원가에 부담이 적은 편이라서 다양하고 좋은 재료로 술을 빚는 경우도 많다.
한편, 또 다른 소주인 처음처럼의 가격도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주 업계 1위 하이트진로에서 먼저 가격을 올렸기 때문에 안 올릴 이유는 없으며, 같은 재료를 사용하는 처지에서 똑같이 가격 부담을 받고 있을 것이다.
*주정
주세법상 "주정이라 함은 전분이 함유된 물료 또는 당분이 함유된 물료를 발효시켜 알코올분 85도 이상으로 증류한 것, 알코올분이 함유된 물료를 알코올분 85도 이상으로 증류한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고농축 알코올 덩어리다. 각각의 소주 제조회사는 주정 제조 회사에서 만든 주정을 구입한 후 본인들만의 레시피로 희석식 소주를 만들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정은 9개의 주정 제조 회사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판매는 대한주정판매(주)에서만 이뤄진다. 총 9개의 주정 제조회사에서 만든 주정을 대한주정판매(주)가 모두 구입한 후 10개의 소주 제조회사에 독점 공급하는 방식으로 주정의 유통이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