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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민 Mar 28. 2022

[브랜딩/카피] 같은 말을 하더라도 나답게

카피라이터 인 척, 

배송비, 이제는 한 번만 내요.

술담화에게 커~다란 냉장고(창고)가 생겼어요! 여러분들이 원하는 술들부터 채워놨어요. 몇 개를 고르든 배송비 3천 원으로 원하는 제품을 한 번에 받아보세요. [냉장고 열어보기>]




'우리'다운 말 - 냉장고의 탄생

단순히 '무료 배송 시작'이란 문구를 사용해서 배너에 걸 수도 있었다. 하지만 너무 재미없는 글이라고 생각했다. 딱딱하게 느껴지는 문장이나 단어가 기존에 술담화가 추구하던 친근함과 거리가 멀다고도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좀 더 '우리'스럽게(?) 글을 쓰고 싶었다.


배송비를 한 번만 내게 된 배경은 직매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직매입을 해서 물건을 판매할 경우 소비자가 어떤 물건을 사든 한 곳에서 물건이 출발하기 때문에 배송지만 같다면 판매자든 소비자든 배송비를 여러 번 낼 필요가 없어진다.


직매입을 하기 위해선 물건을 쌓아둘 공간이 필요하다. 보통은 그것을 창고라 부른다. 결론은 술담화에 창고가 생겼다는 거다. 그렇다고 '창고가 생겨서 배송비를 한 번만 낼 수 있게 됐어요'라는 식의 글을 쓰긴 싫었다.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는 정직한 글이라곤 생각했지만, 역시나 재미가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창고를 대신할 만한 단어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봤다. 그러던 중 냉장고가 떠올랐다. 보통 술을 저장하는 곳은 냉장고이다 보니 창고라는 단어 대신 냉장고라는 단어를 사용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물론... 냉장고 뒤에 창고라는 단어를 사용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론 창고라는 단어만 덜컥 있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한다.


창고가 덧붙여진 이유는, 물류나 유통에 대해 잘 모르는 소비자도 있을 것이고 그런 경우에는 우리가 사용하는 냉장고란 단어에 대해 더욱 공감하지 못하고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안전장치 걸어두기


글에는 읽는 이 가 오해를 하거나 헷갈릴만한 정보를 담으면 안 된다. 만약 '오해를 살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이 든다면 그 오해를 해소시킬 수 있는 안전장치 같은 문구도 함께 기입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걸어둔 문장이 '여러분들이 원하는 술들부터 채워놨어요.'다. 모든 술을 직매입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품에 따라 배송비를 더 지불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모든 상품이 있는 것은 아니고, 인기 있는 술들만 우선적으로 냉장고(창고)에 채워놨어요'라는 의미로 사용한 것이다. 만약 저 문구조차 없었더라면 사람들은 어떤 상품을 사든 배송비가 한 번만 부과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같은 이유로 하단의 문장에 '몇 개를 고르든'라는 표현은 사용했지만 '무엇을 고르든'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물론, 여기까지는 그저 나의 의도고, 이 의도 또한 소비자들이 몰라볼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기에 따로 배송 페이지를 만들어 더욱 상세하게 내용을 서술해 뒀다.




*저 글이 좋은 글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저 글을 작성했을 시엔 분명한 의도가 있었고 그 부분에 대해서 서술한 것입니다.



담화배송 : https://sooldamhwa.com/damhwaMarket/event/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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