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민 May 26. 2022

감정 에너지

오늘 나는 슬펐고, 그래서 더 힘이 나

그런 말 하잖아요.

뭐하러 그런 걱정을 하냐고,

뭐하러 그리 슬퍼하냐고 말이에요.


그럼 그 뒤에 꼭 따라오는 말이 하나 있어요.

"그러면 뭐 달라지냐?"


맞아요. 안 달라질 거예요.

아니, 안 달라져요.


그런데 걱정 마세요.

저도 언젠가는 다 놓고 갈 거예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런 날이 올 거라는 거

저도 알고 있어요.


살아있으니깐 느끼는 거고

느낄 수 있는 거예요.


즐거움도 행복함도.

그리고 슬픔도, 외로움도, 그리움 모두 말이에요.


저에게는 보고 싶지만 볼 수 없는 한 사람이 있어요. 바로 얼마 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죠. 여전히 사진첩 곳곳에 남아있는 할아버지 사진을 보다 보면 그동안 잘 잠가왔던 눈물샘이 조금씩 열리곤 해요.


그럴 때마다 속으로 생각하는 게 하나 있어요. '나도 어차피 죽음이 있는 삶이다. 건방 떨지 말자'. 일부러 강한 척을 하는 거죠.


오늘도 저는 사진첩을 봤고, 어김없이 건방을 떠는 것 같아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봤어요.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나는 왜, 굳이 이 슬픈 감정을 숨기고, 이겨내려고 하는 거지?

기쁘고 행복한 것들만 느껴하는 건가?'


생각이 난 김에 좀 더 생각해보기로 했어요. 그리고 내린 결론이 '지금의 감정 또한 고스란히 느껴보자'였어요.


걱정하고 슬퍼해서 달라질 건 없겠죠. 그런데 우리가 꼭 무언가를 해결하기 위해 감정을 느끼는 것은 아니잖아요. 슬픔과 그리움 모두 때가 있다고 생각해요. 분노와 외로움 같은 다른 감정들 또한 마찬가지죠.


저는 감정이라는 것을 살아 있는 인간의 특권이라기 보단, 더 나은 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하나의 도구 같은 거라고 정의해봤어요. 적어도 오늘은 말이죠.


저는 오늘 이 슬픔을 느꼈기에, 가족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다룰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해요. 슬픔 또한 삶의 원동력이 된 거죠.


여러분들의 오늘 느낀 감정은 무엇인가요. 그 감정 내일은 어떻게 활용될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브랜딩/카피] 같은 말을 하더라도 나답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