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1061호.

밥값 좀 냅시다.

by 이정환

가끔 이렇게 좋은 신문이 왜 안 팔리는지 의문입니다. 83일 아침에 발행될 미디어오늘 1061호입니다.


1. 역설적으로 김영란법 관련 언론 보도를 보면 국민들이 왜 언론인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김영란법 때문에 한정식집 다 문 닫게 생겼다며 걱정하는 척 하는 언론인들, 이 사람들이 언제부터 굴비와 한우 걱정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언론자유 침해 타령하는 언론인들이 정작 해직 언론인 문제에 관심이나 있었는지도 의문이고요. “김영란법은 법이 없는 한 언론은 구제불능이라는 사회적 인식으로 탄생했다는 게 정철운 기자의 분석입니다. 김영란법은 ‘3만원 이하로는 밥을 얻어먹어도 된다는 법이 아니라 밥값은 각자 내라더치페이법입니다. 1면 제목을 밥값 좀 냅시다로 달았습니다.


2. 여전히 모호한 부분은 있습니다. 호텔에서 열리는 기자 간담회도 괜찮고 선물도 괜찮지만 해외 출장은 통상적인 범위라는 기준이 애매합니다. 돈 한 푼 안 들이고 항공권에 호텔 숙박, 밥값과 술값까지 다 대주고 용돈까지 쥐어주는 관행이 바뀌어야겠죠. 기사 대가로 광고나 협찬을 요구하는 행위는 현실적으로 처벌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골프 접대는 안 됩니다. 공연 티켓도 안 되고요. 강성원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취재 윤리를 법으로 강제하고 처벌하는 현실이 참담하지만 그만큼 언론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뿌리 깊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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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J가 만든 국뽕 영화중에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천상륙작전KBS30억원이나 투자했군요. 영화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수 있지만 수신료를 이렇게 써도 되나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자사 이해관계가 걸린 영화를 극찬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에 반발하는 기자에게 사유서를 받겠다고 해서 더욱 논란입니다. 조중동도 버린 영화를 말이죠. 김도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4. 탐사보도팀 장슬기 기자의 새로운 기획 연재 청산되지 않은 역사, 반민특위의 재구성도 재미있습니다. 민족반역자(친일파)들을 처벌하기 위해 만든 특위가 무너지는 과정을 보면 세월호 특조위와 어쩌면 이렇게 같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사 대상이 권력을 잡고 조직적으로 조사를 방해하는 상황이나 예산을 깎아놓고 세금 낭비 타령을 하고 그나마 조사 기간도 강제 단축시켜놓고 해산시켜 버렸죠. 그때나 지금이나 감추는 자가 범인입니다. 이 기획연재는 카카오 스토리펀딩으로 동시에 진행됩니다. 후원도 해주세요.


5. 조윤호 기자가 쓴 세월호 특조위에 A4 용지도 떨어지고 유족들이 기차표까지 끊어줬다는 기사를 내보내고 난 뒤 특조위가 해명자료를 냈습니다. 기차표를 받은 건 사실이지만 변제할 계획이라고요. 그만큼 보수 언론의 공격에 신경을 쓴다는 이야기겠죠. 조사관들은 지난달부터 월급도 받지 못하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대로 끝내면 진짜 아무것도 안 한 세금도둑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군요.


6.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중국의 보복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아직은 설일 뿐이지만 심상치 않습니다. 김재홍 방통위 부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갑자기 무산됐고요. 만나고 싶지 않다는 의사 표시가 분명했죠. 중국과 공동으로 제작하는 콘텐츠 사업이 잇따라 무산되고 있습니다. 지자체 차원의 교류도 끊기고 있고요. “중국 제작사들이 중국 정부의 입장에 맞춰 자세를 낮추려는 분위기가 있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중국 방송에서 한국 화장품을 비판하는 보도가 늘고 있다고도 하고요. 차현아 금준경 기자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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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사드 배치 관련 기사에 등장한 취재원을 전수 조사해 봤습니다. 조선일보가 인터뷰를 딴 성주 군민들은 모두 익명이군요. 한겨레가 가장 많은 주민들을 만났고요. JTBC는 모두 실명 인터뷰를 했습니다. 외부 세력은 빠지라고 하면서 정작 서울 목동 주민의 인터뷰를 따는 건 무슨 심산인지 모르겠습니다. 정상근 차현아 기자의 기사입니다.


8. 박근혜 정부는 예비비를 좋아하는군요. 정식으로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쌈짓돈처럼 꺼내쓰는 거죠. 더 큰 문제는 지출된 예비비의 상당 부분이 홍보 비용으로 쓰고 있다는 겁니다. 홍보도 노동법 개정이나 국정 교과서 같은 국민들이 반발하는 이슈에 광고비를 쏟아붓고 있는 거죠. 3년 동안 해외 순방 예산이 614억원이나 된다는 사실도 놀랍습니다. 여기에도 예비비가 87억원이나 들어갔군요. 긴박한 상황에 쓰라고 책정한 예비비를 이렇게 써도 되는 걸까요? 황교안 국무총리 전세기 대여하는 비용도 3억원이나 되는군요. 김유리 기자의 기사입니다.


9. 이선옥님의 기고 이후 메갈리아 관련 기고가 20편 가까이 들어왔습니다. 미디어오늘의 논조는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요. 분명한 것은 있습니다. 메갈리아를 일베와 동급 취급을 하는 건 적절치 않습니다. 메갈리아 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잃는 것도 반대하고요. 일베는 여성차별 또는 여성혐오(미소지니)의 극단적인 양상일 뿐이지만 메갈리아의 미러링은 그 자체로 운동의 한 방식이라는 관점도 있습니다. 모든 종류의 혐오에 반대한다는 건 언뜻 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이런 경우에는 편견을 감추고 논점을 흐트러뜨리는 수사로 이용될 위험이 있죠. 남성은 여성을 차별할 수 있지만 여성은 차별의 주체가 될 수 없는 게 현실이고요. 메갈리아에 대한 공격은 자칫 차별에 대한 저항을 폭력으로 규정하고 묵살할 위험도 있습니다.


10. 그밖의 기사들. 손가영 기자는 한상균 등 구속된 민주노총 집행부의 판결문을 분석했습니다. 도로 점거를 불법으로 낙인 찍어놓고 폭력에는 엄중처벌이 필요하다는 동어반복의 연속입니다. 참여 인원이 많으면 도로로 나설 수밖에 없죠. 집회는 허가가 아니라 신고하고 하는 거고요. 집회는 원래 불편하고 피해를 끼칠 수밖에 없는 겁니다. 헌법에 보장된 기본 가치들을 부정하는 판결이었습니다. / 조중동이 남양유업법에서 신문사를 빼달라고 요구하고 있군요. 신문지국들 등골은 남양유업 대리점보다 더 굵고 튼튼한가요? / 최기화 MBC 보도국장이 노조 보고서를 찢은 건 부당 노동행위라는 판결이 나왔군요. 민실위와 접촉하지 말라는 지시도 내렸죠. 뭐가 구려서일까요? / 지역MBC들이 연봉제 사원을 뽑아서 논란인데요. 도대체 기사를 뭘로 평가해서 연봉을 차등화할 거냐는 말이 나옵니다. 양으로? 질로? 뭐든 기준이 논란이 될 텐데요. / 지역 KBS 통폐합도 논란입니다. 그나마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는데 효율을 따질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서울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절박한 이슈입니다. /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합병 무산 이후 케이블 업계는 그야말로 멘붕 상태입니다. 인수합병까지 막으면 이대로 앉아서 말라 죽으라는 이야기냐는 말도 나옵니다.

미디어오늘 컨퍼런스 광고가 하단에 실려 있습니다. 올해 주제는 스토리텔링의 진화”. 올해는 더욱 충실한 커리큘럼으로 찾아왔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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