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모두에게나 공평하지만, 지극히 사적이다. 각자 개인의 죽음은 끝끝내 어느 누구도 알 수 없겠지. 망자는 늘 말이 없는 법이니까.
가까운 생명의 죽음을 목격하는 나이다. 혹은 한 번이라도 잘못 삐끗하면 바로 죽음이라는 곳으로 떠날 사람이 가까이에 두고 있는 나이이기도 하다.
내 죽음 만에 대해서만 늘 생각해봤지, 타인의 죽음에 대해서는 고려해본 적도 없는지라 읽는 내내 새삼 죽음은 참 개인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 개의 죽음이 내게 말해준 것들>의 저자는 1000명의 환자를 떠나보낸 간호사가 담담히 쓴 이야기다. 사람이 죽어가는 것은 어떤 모습인지, 숨을 거두기 마지막의 숨소리는 어떠한지, 환자의 선택이 아닌 보호자들이 선택하는 생명 연장이 과연 맞는 일인지, 자연사란 무엇인지, 가장 평온한 죽음은 무엇인지 자신의 생각을 말해준다.
읽다 보면 사람들이 죽기 전에 갑자기 변한다던가, 한 번쯤은 정신이 갑자기 또렷해진다거나, 마지막에 오는 가족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비로소 눈을 감는다던가 실제로 들어봤음직 한 이야기가 허구에서 오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어떤 삶의 태도를 취해야 할 지 고민해보게 하기도하고.
고독사여도 그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평온한 죽음이었을 수도 있고, 치료를 받지 않고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고, 이 또한 당사자가 아니면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어떻게 죽을 것인가, 죽기 전에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갈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해 얘기하기 보다는 그냥 각자의 죽음이라는 것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그래서 너의 죽음은 어땠는지, 너는 언제 행복했었는지, 너가 속상할 때는 언제였는지, 마지막에는 어떤 생각을 했는지 나는 정말 알 길이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