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1. 아침 글쓰기 100일 도전기, 그 서막
오늘부로 100일동안 아침 글쓰기 챌린지를 시작한다. 첫날이다. 어제는 유난히 다른 때보다 지루하고 심심했다. 할 일을 대충 끝내 놓고 이른 저녁부터 침대 위에서 빈둥대던 참이었다. 베개 위에 얼굴을 대고 엎드려 누워 휴대폰을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100일 글쓰기를 한 사람의 블로그를 보게 됐다. 그 콘텐츠를 보자마자 '뭔가 재밌겠는데'라는 단순한 직감이 내게 솟아 들었다. 나는 지금 뭐든 재밌는 일을 하고 싶다!
요즘엔 꾸준히 할 수 있는 간단한 작업을 하나둘씩 만들고 있다. 나는 요즘 너무 심심하다. (구체적으로는 have been 상태다) 왜냐하면 나는 이번 연도에 대학교 3학년을 수료하고 제적이 되어 매일 딱히 할 일 없이 집에만 있기 때문이다. 등록금을 내지 않아 닦달하는 우편물과 교수님 직통 연락을 무시한 채 결국 제적이 되었고, 지금은 말 그대로 백수다. 사실 1년 전으로 말할 것 같으면 자퇴를 하는 게 꿈이었다. 거짓말 보태지 않고 그랬다. 학교 다니기가 너무 지긋지긋했다. 매일매일 수많은 과제를 헤쳐내며 보냈다. 그리고 대망의 졸업작품전을 코 앞에 두고 모든 학생들이 박차를 가할 때, 나는 졸업작품전을 준비하는 수업은 나중엔 거의 포기를 했다. 옷을 만들어야 하는데 도대체 옷을 어떻게 만드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밝히는 것은 내가 패션디자인을 전공했다는 점이다. 아! 나의 3년, 그동안 과제하기에 급급하여 재킷 하나 뚝딱 만드는 법을 배우지 못한 걸까?
어쨌든 그렇게 어영부영 3학년을 보내고 올해가 다가왔다. 그렇다. 나는 옷을 만들어야 한다. 겨울방학 때도 학교에 나가서 졸업작품전을 준비해야 했다. 하지만 어떠한 스케줄에도 맞춰 출석하지 않았고, 그냥 유럽 여행이나 갔다. 두 달 아르바이트하며 번 돈으로 왕복 비행기표를 사고, 몇 년간 통장에 모아둔 용돈을 가지고 말이다. 재밌었다. 여행은 새롭고 즐거웠다. 하지만 이후엔 졸업작품전 준비라는 나의 의무와 같은 과제가 내게 닥쳐왔다. '자네, 등록금을 안 냈네'와 비슷한 우편물이 집에 왔을 때까지도 아무런 생각도 없었다. 수강신청이 언제인지 들여다봐야 할 시기가 되어도, 아무 걱정이 없었다. '학교? 안 가면 되지.(앗싸)'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당시에는 어떠한 삶의 흐름을 타고 그렇게 수동적 결정을 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텅 빈 시간이 9개월 정도 되었으니, 생각이 다시 돌아올 만도 하다. 결국 나는 내년에 4학년으로 재입학을 생각하고 있다. 어떻게 마음이 또 바뀔지는 몰라
"그냥 저절로 그렇게 된 거야. 나도 모르게 모든 것이 처음의 몇 가지 여건들에서 생겨난 거야."
-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 中
최근 재입학을 결정한 후 처음 느꼈던 감정은 놀랍게도 안도감이었다. 올해 나는 학생도 아니고, 그렇다고 직업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 극한의 시간적 자유로움이 나를 오히려 방황하게 만들었다. 결국 마음가짐이었다. 잠정적으로 학생의 신분이라는 마음가짐 자체가 내게 큰 안도감을 주었다. 요즘에는 다음에 학점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과목의 영어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나에게 시험 준비라는 일상의 과제를 준다는 것은 사실 목표 점수에 도달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의미다. 꾸준하게 해 나갈 수 있는 일상적 과제를 가지고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학교를 다니면 학교를 다니는 것 자체가 일상이 되고 일을 하면 일하는 게 일상이 된다. 평범해 보여도 무척이나 감사할 일이다.
그러니 우리 모두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며 살자. 뭔가 필요하다면 새로움을 더하자. 이 글을 쓰는 것조차도 나에게는 하나의 새로움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그러니 오늘부터 100일간, 매일매일 올라올 글에 기대를 바란다. 다음 글에는 올해 무료함을 떨쳐내고자 시도했었던 쓸데없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쓸데없는 일을 해봐야 어떤 일이 가장 쓸데 있는지 알 수 있다. 마치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되어 100일 글쓰기 챌린지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