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2. 심심하다는 말은 몰입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저번 글에서는 나의 간략한 일상에 대해서 나열했다. 이 곳 매거진에 쓰고 있는 100일 아침 글쓰기 챌린지는 그저 심심해서 시작했다는 뜻을 밝혔다. 심심함. 그것은 올해 내가 유독 자주 하게 된 말이다. 일상의 무료함을 덜어내고자 올해 들어 내가 하게 된 일을 한 번 정리해보면 어떨까 싶다. 그중에서 꽤나 습관화로 건져낼 만한 것도 있고, 딱 한 번만 하고 끝낸 것도 있다.
1. 유럽여행
단기 알바를 두 달 마치고 가히 충동적으로 올해 초에 여행을 다녀왔다.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으로 총 2주간 머물렀다. 이 두 나라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 당시 프랑스 팝송을 접하면서 프랑스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져있을 때 프랑스어를 배워보려고 약 3개월간 언어교환을 한 적이 있다. 언어교환 어플리케이션으로 만난 친구와 매주 한 번씩 화상으로 만나서 간단한 일상회화를 배웠다. 그 친구에게 나는 한국어를 가르쳐주고, 프랑스어를 배우는 식이었다. 여행으로 가서는 실제로 친구도 만났고 실제 생활에서 직접 프랑스어를 써보는 경험도 해보았다. 뜻깊은 경험이었다. 그리고 영국 런던을 가기로 결정한 것은 가수 백예린의 새 앨범 수록곡 중 'London'이라는 노래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행 가서도 백예린 노래를 정말 많이 들었다. 어쨌든 그렇게 혼자서, 처음으로 유럽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돈도 많이 썼다. 그래도 나의 생일과 설날 연휴를 겹쳐서 다녀온 터라 나름 잊지 못할 여행이다.
2. 영어 명언 계정(?) 활동
한창 인스타그램을 진심으로 할 때가 있었는데, 얼마 동안은 영어 명언 계정을 만들어서 글을 하나 둘씩 올렸다. 말하자면 감성이 묻어나는 글이나 통찰 글을 짧게씩 올리는 계정이었다. 요즘에도 종종 찾을 수 있는 그런 스타일의 계정 맞다. 다만 나는 영어 버전으로 만든 것이다. 옛날에 쓰던 계정을 깨끗이 청소하고서 시작해서는 태그도 엄청 써서 올렸다. 계정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받으려면 태그는 필수로 써야 된다. 이렇게 내가 직접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지만, 다른 계정을 팔로우해서 짧게나마 영어를 읽었고 공부하는 셈 치며 "인스타그램을 했다". 지금 듣자 하면 웃기는 핑계다.
3. 그림 계정 활동
이것도 인스타그램이다. 어플 중에 Sketch라는 그림 그리기 앱이 있는데 가끔씩 답답할 때는 입 꾹 다물고 그림을 그렸다. 거의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것들을 그렸다. 당시엔 뭐가 그렇게 표현하고 싶은 게 많았는지, 그림이나 글로 뭔가를 계속 했다. 이 계정에는 꽤나 게시물을 올렸다. 하지만 따로 누구를 팔로우하거나 태그를 달아서 홍보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림 계정만의 자존심이랄까... 어쨌든 그림만 수십 개 올리는 인스타그램 활동도 했다.
4. 요리 유튜브 채널 개설
이렇게 몇 가지를 줄줄이 쓰다 보니 진짜 헛웃음이 나는 대목이다. 뭘 그렇게 온라인으로 소통을 하고 싶었나 보다. 아마도 나가서 뭔가를 하기는 귀찮고 골치 아픈데, 인터넷은 그냥 앉은자리에서 할 수 있으니까 뭐든 쉽고 만만해 보였을지도 모른다. 사실은 그것도 상당한 애정이 필요하다. 유튜브에 '김채피'라는 요리하는 채널이 있는데 그 채널에 약간의 영감을 받아서 요리 유튜브를 만들었다. 재미있게 요리하는 걸 찍어 올려볼까 싶어 새로운 장르를 일군 것이다. 어차피 요리는 매일 해 먹으니까, 하는 김에 촬영해보면 어떨까 싶어서 말이다. 지금 그 채널엔 약 3분짜리의 영상 하나가 올라가 있다. 달고나 커피 크림을 그냥 두유 위에 올리는 영상인데 편집이 거의 두 시간 넘게 걸린 것 같다. 근데 편집을 하면서 진짜 너무 웃겨서 혼자 엄청 웃었다. 어쨌든 그것도 한 번 하고서 해소가 되었다. 사실 궁극적으로는 구독자가 0인 채널에 대한 동기 저하로 다시 들어가지는 않는다.
이 네 가지는 내가 그동안 심심해서 벌인 일들 중 궁극적으로 나에게 별로 도움되지 못했던 것이다. 여행이 끝나고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무심결에 시작한 인스타그램은 스마트폰 중독 증세를 불러왔다. 요리 유튜브는 한 번의 업로드 이후 어떠한 활동도 하지 않고 방치되었다. 그렇다면 다음 글에서는 내가 올해 만족도가 높았고 이후에도 꾸준히 하기로 마음먹은 일에 대해서 나열해보고자 한다.
* 스포일러 : 모닝 페이지, 저녁 산책, 감사일기, 확언 시나리오 쓰기, 일상 만들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