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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상상은 미래의 씨앗이다

ep 49. 영화 시크릿 다시 보기

by 이진
"한 가지 원하는 것이 있소. 나는 오른쪽 가르마를 타고 살았지만 항상 중간 가르마를 타고 싶어 했소. 다시 한번 태어난다면 반드시 중간 가르마를 타보고 싶소. 그 외에 다른 것은 지금 생과 똑같을 것이오." -물라 나스루딘


 물라 나스루딘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자신의 삶에 대해 남긴 말이라고 한다. 생사가 달린 찰나의 시점에 한 말이 고작 중간 가르마에 대한 이야기라니!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르마의 위치를 바꾸는 것과 같이, 해도 그만이고 안 해도 그만인 수준의 고민과 걱정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나 인생에서 정말 생각해봐야 할 것은 따로 있다. 하고 싶지만 현재 하지 않고 있는 것들이다. 우리에게는 종종 멀게만 느껴져서 바라보게 되는 것들이 있다. 가령 새로운 취미를 배우거나 삶에 대한 신선한 태도를 갖추는 것 등이다. 악기 연주에 관심이 생겼으면 동네에 있는 학원을 등록해서 주말마다 갈 수도 있다. 또는 아침에 직장에서 만나는 동료에게 조금 더 밝게 인사를 건넬 수도 있다.


 가볍게 담장 하나 넘는 마음으로 도전해볼 수 있는 일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러 가지 핑계를 만들어내며 마음의 문을 닫아놓기 바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의 용기를 가지고 시도해본다면, 세상을 보는 시야는 넓어지고 삶에는 생기가 돌 것이다. 두려움은 설렘으로 대체된다. 그러나 대부분은 자신의 배경, 상황, 돈 등 제3의 조건에 대해 푸념만을 늘어놓느라 모든 에너지를 소비하곤 한다. 즉 게으름의 탈을 쓴 두려움으로 자신을 방어하는 것이다. 시도해볼 수 있는 수많은 도전을 모른 척하고 살면서 얻는 것이 단지 수비적 태도일 뿐이라면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어제는 영화 '시크릿'을 다시 보게 되었다. 예전에 봤을 때는 대체로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느껴졌던 기억이다. 하지만 실제로 비슷한 경험이 생기고 나서 보니 시크릿에서 말하는 것들이 삶의 핵심을 찌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자신이 싫어하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힘을 기르는 것에 대한 내용이 감명 깊었다. 만약 당신이 삶에서 원하지 않는 것이 있을 때 그것을 의도적으로 피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당신은 피하고자 하는 상황에 집중한 결정을 내리는 셈이다. 즉 피하고자 하는 쪽으로 에너지를 실어주게 된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앞으로 원하는 것들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기뻐하고, 감사하게 받을 수 있다면 바라던 일은 머지않아 정말 생겨날 것이다.


 이외에도 시크릿은 비전보드의 힘을 잘 설명해놓은 좋은 영화이다. 2년 전 내가 비전보드로 시각화해놓았던 나의 방, 가구, 노트북, 바라는 물건 등은 지금 나와 함께 있다. 당시 유럽 여행을 다녀오고 싶어서 비전보드에 유럽 지도를 붙여놨었는데 마침 올해 초에 여행도 다녀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꼭 일어나야 했던 일들이 내게 일어난 것처럼 느껴진다.


 현재는 과거로부터의 결과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올해 다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나가며 현재를 밟아나간다. 모든 목표들은 멀게만 느껴지더라도 작게 쪼개서 들여다보면 한 발씩 나아가는 과정 속에 정말 수많은 기쁨이 있다. 그 기쁨의 순간들이 모여 더 큰 기쁨이 되는 것이 목표의 성취라고 할 수 있다. 찰나를 만끽하는 것도 잊지 않고, 뿌듯한 매일을 만들어나갈 하루하루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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