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주는 일은 할 수 없다는 선언 이후 나는 학원에서 노골적인 괴롭힘을 당했다.
행정 선생님하고만 업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대표나 그의 아내인 원장은 내가 인사를 해도 쳐다도 보지 않고 마치 잡상인을 대하는 것처럼 성가셔했다.
학원에는 원장실이 있었는데 그들끼리 하하호호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가 내가 출근을 하면 정색을 하고 문을 닫았다. 정작 난 그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는데 참 별꼴이다 싶었다.
어느 날 혼자 수업 준비물을 챙기고 있는데 행정 선생님이 따라 들어오더니 내게 말했다.
“지서 선생님 저희 앞으로 원장님 없을 때 원장실은 들어가지 않기로 했어요. 원장님이 정부 지원 같은 서류 작업을 해야 해서요”
내게 그 말을 전한 것 치고는 그녀는 자유롭게 원장실을 출입했으니 출입하지 못하는 건 오로지 나라는 게 분명했다.
원장님이 없을 때 내가 원장실에 출입하는 이유는 수업 준비물이었다. 볼펜이나 스피커 같은.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원장실을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정부지원과 같은 허접스러운 사유가 아니라 그곳만이 cctv가 없어서 임을.
대표는 cctv로 계속 사람을 감시했고 조금만 자신의 마음에 들게 수업을 하지 않으면 바로 연락을 했다. 수업을 하는 내내 대표가 나를 감시하고 있다는 생각에 숨통이 막혔다.
비참했다. 내가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결국 학원 강의가 한 달 남았을 때 퇴사 의향을 밝혔다. 언제 말해야 할지 고민만 하다 저 사건을 기점으로 마음을 굳혔다.
그만둔다고 말을 하니 괴롭힘은 노골적으로 심해졌다. 원장은 내가 실수를 하기만을 바라는 사람 마냥 굴었고 대표는 나를 대체할 사람을 바로 구해 새로운 사람 앞에서는 내게 친절하게 굴었다. 가증스러운 사람 같으니.
우리 수업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이뤄지기 때문에 휴대폰 어플을 이용해서 출석체크를 해야 했다. 하루는 학생 한 명이 퇴실을 해야 하는데 배터리가 없다며 아이폰 충전기가 없다고 물었고 다른 학생들에게 물어봐도 가진 이가 없었다.
한 번만 더 출석에 문제가 생기면 제적을 당해 지원금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안달이 났다. 나는 원장실에 아이폰 충전기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들어갔다가 도둑 취급을 받고 싶지 않았기에 행정 선생님에게 연락을 했다.
“선생님 혹시 학원에 아이폰 충전기가 있을까요? 학생이 퇴실을 해야 하는데 충전기가 없어서요.”
“아 선생님 원장실에 있으니까 그거 쓰시면 될 것 같아요!”
“선생님 저는 원장실 들어갈 수가 없는데요.”
그 순간 행정 선생님은 아차 했는지 당황하는 기색이 여력 했다. 당황해하는 그녀를 뒤로 하고 나는 작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선생님 그러면 제가 원장님께 말씀드리고 들어가서 사용할게요.”
“아 네... 그렇게 하시면 될 것 같아요!”
전화를 끊고 나는 원장에게 전화를 하려다가 마침 해당 학생이 학원 건물에 거주하고 있다는 게 기억났다. 그래서 학생에게 집에 다녀오라고 말하고 학생을 기다리는데 행정 선생님에게 연락이 왔다.
“아 선생님 원장님이 원장실 출입은 안된다고...”
행정 선생님이 그새 원장에게 말을 전한 모양이었다. 허탈한 실소와 함께 나는 학생이 집에 다녀오기로 했으니 그럴 필요 없다고 말을 한 뒤 전화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