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을 시작하면서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누가 지태주라디오 애청자님들인가? 하는 생각이요. 내가 화면 안에서 여러 말들을 하면서 떠들면 그걸 조용히 들어주는, 그와 그녀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짐작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조금 적어 내려가 보았습니다.
그와 그녀들은
내 마음이 내 방처럼 단정하길 바라여
깨끗하게 청소하는 시간을 가지는 이들
그와 그녀들은
드라마틱한 것보다는
차곡차곡 쌓이는 것의
아름다움을 아는 이들
그와 그녀들은
자기 소신을 지킬 때
가장 짙은 쾌감을 느끼는 이들
그리하여 종국에는
자기 생애에 몇 백 시간쯤은
자기 얼굴에 스치는
'이지적인 사랑스러움'을 만나는 이들
그러기 위해서는 자꾸만 진짜 내 속마음과 마주하는 시간을 보내야 하잖아요? 그런데 저도 그 시간이 무섭거든요. 그러네요. 말해놓고 보니 '무섭다'라는 표현이 딱 맞네요. 진짜 내 속마음을 인정하기 싫을 때도 많고 내가 정말 치사하고 유치해서 못 봐주겠다 싶을 때도 많지요. 그치만 그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계속해서 더 못나지다가 결국 심술궂은 얼굴로 늙어갈지도 모르는데, 그게 더 무서운 거예요. 그래서 저는 2020년에도 계속해보려고요. 애청자님도 함께 하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