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가 입국한 이틀 뒤에 언니 둘이 인도, 첸나이에 들어왔다. 동생의 마지막 인도살이가 끝나기 전에, 쉽게 오기 힘든 인도 여행을 함께할 목적에서이다.
예순을 넘긴 두 언니는 자녀들의 염려가 무색하게 한 시간 안의 환승이라는 그녀들에게는다소 도전적인 비행을 시도했고, 무사히 태국공항을 떠났고, 복잡하고, 까다로운 인도 첸나이 입국장도 잘 통과했다.
여행을 좋아하는 우리 자매들은 집을 떠나고, 나라를 떠나면 더 용감해지고, 더 씩씩해진다. 한국 아줌마의서툰 영어는 누구와의 의사소통도 문제가 안되고, 평소에 많이 걷는 자매는 걷는 일이 힘들지 않은 체질을 가졌다. 나도 그렇고, 언니들도 그러하다.
그런 우리의 인도, 첸나이 한 달 살이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쉰여덟, 예순 하나, 예순넷, 세 자매의 인도 첸나이 한 달 살이가 시작되었다.
나는 13년을 산 나라이고, 한 언니는 두 번째 방문이고, 다른 한 언니는 첫 번째 와보는 나라, 도시이다.
시차적응도 필요 없이 우리의 인도 살이는 나름의 루틴이 생겼다. 자연스럽게 벌써 일주일이 흘렀다.
매일 새벽 해뜨기 전에 아파트 야외 수영장에서 30분 이상 수영을 하고, 싸고 풍성한 인도 채소와 과일이 메인인 아침 식사를 한다. 유튜브로 한국 뉴스를 시청하고, 넷플릭스 영화를 함께 본다.
점심은 주로 밖에서 먹는데, 처음 접하는 인도 음식도 거부감 없이 잘 먹는 해외여행 경험이 많은 언니들에게 내가 좋아하는 식당을 한 곳씩 소개 중이다.
그리고 첸나이에서 관광지라고 할 만한 곳을 한두 군데 구경하거나, 백화점이나 인도 옷가게등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낸다.
집에 와서 쉬다가, 저녁을 먹고 아파트 정원을 걷고, 또 수영을 한다.
우리 집에 머물다 보니, 나에겐 평소와 같은 일상, 언니들에겐 여행이다.
어디라도 구경을 가야 하지 않겠냐는 제부의 통상적인 생각과 달리, 처형들은 인도의 동생집에 머물면서 동생의 일상을 쫓아다니는 것이 첸나이 여행이라 말한다.
그렇게 세 자매의 여행이면서 생활인 인도, 첸나이 한 달 살이의 첫 일주일이 지났다.
TV로 유튜브 뉴스를 함께 볼 때는 여기가 인도인지, 한국인지 헷갈리다가, 아파트 밖의 도로 위만 달리게 되어도 차창 밖 이국적인 풍경이 인도라고 알려준다.
두 번째 인도 방문인 언니는 9년 전보다 도시가 너무 깨끗하고 활기차졌다고 한다. 인도가 처음인 언니는 태국이나 베트남의 외곽 같은 느낌이라고 한다.
코로나 이후에 이 도시의 발전이 내 눈에도 보인다. 전철 공사가 한창이고, 건물 올리는 공사 현장이 많이 보이고, 도로변에 쓰레기가 없고, 유기견, 노숙인이 거의 안 보인다. 여자들의 옷차림이 한결 편해 보이고, 사람들의 표정에 활기가 느껴진다. 덜 덥고, 비도 자주 내린다.
이곳에서 오래 산 나도, 여행을 온 언니들도
이만하면 이 도시가 괜찮은 편이라고 말한다.
생활인인 나는 많이 발전한 첸나이여서 '이만하면'인 곳이고, 여행객인 언니들은 나와 함께 다녀서, 통상의 여행객과는 다른 여행 중이어서 '이만하면'인 곳이 아닐까 한다.
서로 다른 이유이지만 세 자매의 인도 첸나이 한 달 살이는 '이만하면' 너무 좋은 여행지이다.
세 자매는 인도, 첸나이 한 달 살이 중이다.
나는 13년 살이의 마지막 한 달이고, 언니들에게는 동생이 사는 도시의 마지막을 함께 경험하는 한 달이다.
인도에서 언제 살아볼 것이며, 인도에 언제 여행을 와 볼 것인가 말이다.
인도는 여전히 쉽게 오게 되는 나라는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한 달은 인도에서의 마지막이 될 것이 분명하고, 그래서 더 소중한 한 달이 될 것이 틀림없다.
세 자매의 인도, 첸나이 한 달 살이, 다시 못 올 소중한 경험 중이다.
앞으로 남은 삼 주도 우리의 루틴대로, 수영도, 인도 음식 경험도, 관광도, 쇼핑도, 마지막의 소중함을 잘 쌓아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