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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

휘파람

by 노랑코끼리 이정아

유월은 휘파람 소리가 다.


"육월"이 아닌 "유월"

거칠지 않고 유순하며

"유궐"이 아닌 "유월"

쉰 소리가 아닌 연한 소리를 낸다.


유월은 연두에 초록이 물들고,

유월은 빨간 보리수열매 귀걸이가 달리고,

유월은 분홍 달맞이꽃이 가는 고개를 흔들고,

유월은 노란 나리꽃이 나팔을 불고,

유월은 보라 수레국화가 키를 높이고,

유월은 하얀 개망초가 노른자를 품는다.


봄과 여름이 만나는 유월.

연두와 초록이 만나는 유월.

열매가 여물어가는 유월.

다채로운 색을 뽐내는 유월.


유월이 휘파람을 분다.


"유~~"

입술을 쑥 내밀며 봄을 뱉고

"월"

입술을 거두며 여름을 들이켠다.


"유~월"

휘파람을 불며 칠월을 기다린다.


곧 예순,

내 인생의 유월도 휘파람을 불게 될까?

휘파람을 불며 칠월을 맞고 싶다.





*시가 쓰고 싶은 6월의 정원입니다.

*처음 써보는 시예요.

6월 정원의 화초와 채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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