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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구름

by 노랑코끼리 이정아


구름이 흐른다

구름이 또 흐른다

구름이 또 또 흐른다


바다빛 하늘 아래

투명한 가을 공기 속을

가볍게 가볍게 유영한다


잔잔한 바람의 파도에 몸을 맡기고

한가로이 떠간다



가을이 흐른다

가을이 줄곧 흐른다

가을이 자꾸 흐른다


새파란 깊은 하늘 아래

맑고 깨끗한 공기 속을

설렁설렁 헤엄 친다


잠잠한 공기의 파문에 의지하고

홀가분하게 흘러간다



구름도 나도 가을이다


무거운 비구름이 걷혔다

어두운 먹구름은 사라졌다

욕심의 구름이 물러났다


인생사 훌훌 별거 아니었다

남은 인생도 가을 구름 같기를

더 가볍기를

더더 홀가분하기를



가을 구름이 흐른다

힘을 빼고 바람에 몸을 맡긴다

여유롭고 평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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