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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수 Mar 21. 2021

메이저 주간지에 내 책이 소개되는 기쁨

시사IN 제706호 새로 나온 책

나는 시사IN 구독자다. 4년째 한 호도 빠지지 않고 챙겨보는 애독자로서 나름 자부심이 있다. 기본적으로 종이책을 받아보고, 스마트폰으로는 전자책 형태로 읽으며,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PC로 E-book 연결이 가능하도록 세팅을 마쳐놓았다. 시사IN 버전 삼위일체다.


강원도에 거주하는 탓에 종이책은 조금 배송이 느린 편이다. 빠르면 수요일, 늦으면 목요일. 나는 수요일까지 도저히 기다릴 수 없어 전자책을 구독했다(그렇다고 종이책을 구독 해지하는 건 아니다. 실물은 실물만의 아우라가 있다). 전자책의 발행일은 매주 토요일. 덕분에 나의 주말 독서의 상당 부분은 시사IN을 탐독하는데 집중되어 있다.


결국 수요일 퇴근길에 우편함에서 종이책을 들어 들 때쯤이면 전자책에서 마지막 기사를 읽고 난 이후일 경우가 많다. 그래도 상관없다. 오히려 제 할 일을 미루지 않고 끝냈다는 성취감마저 느낀다. 이쯤 되면 열혈 강성 팬까지는 충분하지 않더라도, 애독자라고 말할 자격은 있지 않을까. 오늘도 일요일 오후, 느긋하게 목 쿠션을 받쳐놓고 전자책을 넘겼다. 어느새 진도율 90% 무렵에 다다랐다. '새로 나온 책' 코너가 등장할 즈음이다.


'음, 이번 주에는 무슨 책이 읽을만하려나.'


그날 밤 체르노빌, 페테르부르크 막이 오른다, 자본주의 대전환, 피에 젖은 땅, 마지막 산책... 모두 흥미로운 책이다. 특히 마지막 산책은 10년간 돌보던 치매 노모를 죽인 아들의 이야기로 일본의 실화가 바탕이다. 맞아, 간병 문제는 피해 갈 수 없는 우리의 미래지. 읽어보고 싶은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 위해 우측 화면에 손을 대는 순간, 나는 폰을 떨어뜨렸다.


밝은 주황색 바탕에 안경 낀 남자. '선생님의 보글보글 - 이준수 지음, 산지니 펴냄'


도플갱어를 본 것도 아닌데 나는 화들짝 놀라 한동안 멍했다. 다시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진짜 내 책이 맞다. 내 이름도 똑같고(당연하지 바뀔 리가 있나). 나는 아직도 내가 저자라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는다. 촌스럽게도. 다른 작가들은 어떻게 그렇게 시크한 표정으로 인터뷰를 하고 사인을 할 수 있는 걸까.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나도 열 권쯤 단행본을 내면 그럴 수 있을까. 글쎄, 감격에 겨워 물구나무 안 서야 할 텐데.



- 소개글 전문


선생님의 보글보글

이준수 지음, 산지니 펴냄


"학교가 호감 가는 미소를 지으며 '안녕하세요?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죠?' 하면서 말을 걸어올지도 모른다."


저자 말대로, 교직은 참으로 요상한 직군이다. 학생과 학부모 선호 직업 상위권에 속해 있으면서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욕을 먹는 직업 중 하나다. 교사 스스로가 생각하는 직업 만족도는 하위권을 맴돌지만 결혼 배우자 상대로는 상위권에 꼽히는 '몹시 복잡하고 역설적인' 직업이다. 저자는 페스탈로치와 생활인, 교육자와 직업인 사이에서 느끼는 희로애락애오욕을 솔직하지만 매우 정감 있게 풀어놓았다. 학교 이야기를 날것으로 전해주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의외로 묵직한 안정감을 주는 이유는, 그것들을 하나로 꿰어주는 한 가지 원천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바로 학생과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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