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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수 Oct 11. 2018

글 따위 안 써도 상관없지만

18.10.11

모든 사람이 책 읽고 글을 쓰는 건 아니다. 나는 직업 교사니까 수업 들어가서는 좋은 책 많이 읽고, 생각을 글로 나타내라 가르치지만 사실 모두 그렇게 살 필요는 없다. 그런데 나는 왜 자꾸 쓰는 걸까.


안중근 의사는 하얼빈 의거 후 뤼순감옥에서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고 썼다. 그의 유묵을 보고서 인간적으로 공감했다. 나는 쓰지 않으면 심장 주변을 둘러싼 덩굴에서 가시가 솟아나 혈관을 겨눈다. 매일 가시를 뽑아 몸 밖으로 던져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심장이 아슬아슬하게 가시를 스치고, 따끔따끔한 긴장이 쌓여 버텨낼 수가 없다.


잡문이라도 써서 뱉어야 편히 잠들 수 있다. 정신과에 갔다면 강박, 편집증 처방을 받으리라. 내 발로 정신과 문턱을 드나들지 않는 한 환자 취급받는 일은 없을 테니 그냥 자가 치유법으로 가시나 잘라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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