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엄마

7-8주/ 17.10.23

by 이준수

프로 엄마


잠투정한 첫째에게

버럭소리 지른다혜


놀라숨는 딸모습에

새벽내내 뒤척였다


퉁퉁부은 두눈으로

이제부턴 화안내고

프로처럼 능숙하게

할거라고 훌쩍였다


사랑하고 위로하며

도닥이는 엄마삶에

프로란게 어디있니


살다보면 울다가고

웃게되고 힘이들면

쉬어가고 그럼되지


그만하면 충분하다

우리정말 잘한거다

주문처럼 읊조리며

래도록 안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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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뭐든 프로 같았다. 공부도, 요리도, 자기 관리도 프로처럼 했다.


내가 교대 문 닫고 입학할 때 그녀는 수능 0.1%로 수석입학 장학금을 받았다. 내가 내신 8등급 바닥을 박박 기며 겨우 대학생 구실을 할 때 그녀는 학점관리를 꾸준히 해서 졸업생 대표로 표창을 받았다. 내가 라면이나 끓이고, 계란 프라이를 부쳐먹을 때 그녀는 해물 전골을 끓이고, 레몬청을 담그며 진짜 자취를 했다.


언젠가 "내 어디가 좋아? 넌 알파지만, 난 그런 것 하고는 거리가 있잖아." 했던 적이 있다.

아내는 의외의 대답을 들려주었다.

"오빠는 등수 같은 거 신경 안 쓰고 자기 길을 가서 좋아."


다른 이유가 또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내가 볼 때는 그다지 대단치도 않은 나의 모습을 아내는 좋아해 주었다. 그렇게 아내는 스무 살 3월에 나를 만나 스물일곱 5월에 결혼반지를 꼈다. 그런 그녀가 엄마가 되고서 많이 힘들어했다.


아내는 엄마 역할에서도 프로페셔널하기를 바랐다. 아이에게 화내지 않고, 발달 시기 별로 필요한 것을 빠짐없이 채워주고 싶어 했다. 그러나 정답이 있는 수능 시험과 달리 엄마 역할에는 정답이 없었다. 어느 정도로 해야 최선을 다한 것인지 표준화된 형태로 제시된 지표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 아내는 가끔 울었고 그럴 때마다 나는 아내를 안아주었다.


"그만하면 잘하고 있어, 엄청나게."


진심이었다. 나에게 그녀는 언제나 훌륭하고, 대단한 사람이었다. 나는 아내가 1등이 되지 않아도 영원토록 사랑할 거라고 말했다.


"나를 봐, 잘하지도 못 하면서 맨날 이만하면 됐어! 하고 잘 살잖아?"

"싱거운 소리 말고, 분리수거나 하고 와."


아내가 웃었다. 그걸로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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