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자존심
동생먹고 남은젖병
언니와서 들어본다
젖꼭지를 한참보다
분유병을 슬그머니
입쪽으로 가져간다
빨까말까 젖병쥔손
위아래로 왔다갔다
싱크대에 도로둔다
세살에겐 언니만의
자존심이 있는거다
나는 딸만 둘이다. 기적이다.
결혼을 생각할 무렵부터 딸이 있었으면 했다. 속으로는 간절히 바랬지만,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그저 하늘이 주는 대로 감사히 받겠다고 기다렸는데, 차례로 딸들이 왔다. 나는 뽑기 하나 당첨된 적이 없는 사람인데 평생 운이 몰아서 왔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가 되는 것만으로 행운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생기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석이 태어난다. 나는 나 자신보다 더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있을 수 있음을 처음 알았다. 결혼해서 아이 낳는 게 무슨 대단한 일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가슴 벅차게 놀라운 일이었다.
언젠가부터 소원이 바뀌었다. 별똥별 아래에서, 새해의 태양이 앞에서 그냥 지금처럼만 살게 해달라고 빌었다.
"감기는 괜찮아요, 또 아이들 중이염도 괜찮아요. 견딜 수 있는 작은 고통은 기꺼이 받을 테니 오늘 같이만 살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리고 제게 주신 축복을 다른 이웃에게도 나누어 주세요."
로또 1등 당첨처럼 큰돈이 드는 소원이 아니어서 그런지 나의 소원은 잘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