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생각할 무렵부터 딸이 있었으면 했다. 속으로는 간절히 바랬지만,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그저 하늘이 주는 대로 감사히 받겠다고 기다렸는데, 차례로 딸들이 왔다. 나는 뽑기 하나 당첨된 적이 없는 사람인데 평생 운이 몰아서 왔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가 되는 것만으로 행운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생기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석이 태어난다. 나는 나 자신보다 더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있을 수 있음을 처음 알았다. 결혼해서 아이 낳는 게 무슨 대단한 일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가슴 벅차게 놀라운 일이었다.
언젠가부터 소원이 바뀌었다. 별똥별 아래에서, 새해의 태양이 앞에서 그냥 지금처럼만 살게 해달라고 빌었다.
"감기는 괜찮아요, 또 아이들 중이염도 괜찮아요. 견딜 수 있는 작은 고통은 기꺼이 받을 테니 오늘 같이만 살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리고 제게 주신 축복을 다른 이웃에게도 나누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