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투어

33-34주/ 18.04.17

by 이준수

병원 투어


원장님의 진찰처방

유형따라 소아과는

두가지로 분류된다


첫번째는 보수진단

귀에약간 물고이면

중이염이 보이네요

항생제는 조기투입

대증치료 동시진행


두번째는 자연치유

귀에약간 물고이면

항생제는 이르니까

기침콧물 알러지약

투입후에 일단대기


부모맘은 간사해서

약이적은 자연치유

선생님께 먼저간다


운이좋아 완쾌되면

과잉진료 병원따위

갈필요가 없다니까

의기양양 당당하고


차도없이 늘어지면

필요할때 과감하게

항생제를 써줘야지

독한병원 찾아간다


기분따라 두병원을

왔다갔다 반복한다


KakaoTalk_20191112_164804048_07.jpg


아이들은 자주 아프다. 어른의 자주와 달리 정말 자주 아프다.


나도 만성 고막염으로 병원을 꽤 다니지만 어지간해서는 병원을 옮기지 않는다. 어딜 가나 치료와 처방이 유사하고, 무엇보다도 내 귀를 잘 아는 선생님이 진찰하는 게 편하기 때문이다. 매 진료 때마다 귀의 내력을 시시콜콜 설명해야 한다면 무척 피곤할 것이다. 그러나 아이가 아프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동해시의 소아과는 안 가본 데가 없다. 병원 쇼핑이라고 부르기에는 애매하고 병원 투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괜찮은 병원의 판단 기준은 두 가지이다.

첫째, 아이 증상이 빨리 좋아지는가.

둘째, 약물(항생제 등)을 과도하게 사용하지는 않는가.


다소 모순적인 기준인 것을 안다. 약을 세게 쓰는 선생님을 만나면 빨리 낫는 게 보편적이다. 그러나 부모 마음은 어리석고 약해서 약을 적게 쓰고도 아이가 빨리 낫기를 바란다. 더군다나 큰 아이는 돌까지 아토피가 심해서 피부가 쉽게 짓물렀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주기적으로 발랐다. 아이에게 독한 약을 많이 썼다는 죄책감이 우리를 병원 투어로 내몰았다.


부질없는 병원 투어를 다니는 동안 아이들은 조금씩 나이를 먹고 예전보다 덜 아프다. 한 병원만 쭉 다녔어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병원 투어가 부모의 심리적 불안을 달래기 위한 주술적 행위였음을 깨닫는다. 그렇다고 해도 부모의 편한 마음이 육아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기에 병원 투어가 후회되지는 않는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11주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