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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JuDot Aug 16. 2018

한번 찍힌건 쉽게 바뀌지 않더라.

조직에서 사람과의 관계

내 업무 포지션을 바꿔가며, 내 나름대로 회사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발버둥쳤다.

그 과정 속에 팀장에게 찍혔던 부분도 만회하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했다. 회사의 셔터맨처럼 제일 먼저 나와서 제일 늦게 퇴근하는가 하면, 팀장이 만들어 달라고 하는 PPT자료, 회사의 연간 계획에 필요한 PPT등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처음에 나를 안좋게 본 감정 찍힌건 쉽게 바뀌지 않았다.


찍히긴 했지만, 몇번의 면담도 진행했다. 물론 그때마다 꼭 빠지지 않고, “내가 널 짤랐어야 했는데”, “넌 이미 짤랐어야 했는데, 내가 데리고온 과장이 업무 적응을 못해서 니가 살아 있는거야”, “너 다른 쪽으로 회사 알아봐, 너는 여기랑 안맞아” 등등이라는 말을 하면서 말이다.


이 당시에는 결혼을 한지 얼마 안됬고, 무슨 이유 때문인지 다른 회사에서 새롭게 시작한다는게 너무 버겁고 무섭게 느꼈다. 그래서였을까? 어떻게든 더 버텨보려고, 자른다는 소리 듣고 나서도, 바로 팀장에게 웃으며, “네 그렇죠”,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등등 비위 맞추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번 찍힌건 쉽게 바뀌지 않았다. 계속 반복됐다.


한번 난 상처가 아물지 읺고, 곪고, 또 곪으면, 터질 수 밖에 없듯이, 나와 팀장의 관계도 터지고 말았다.


나는 내가 무슨 일을 정확히 여기서 잘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버티겠다고 버텼고 팀장은 내가 하고 싶은걸 말해라, 너는 여기랑 안맞아 등등의 이야기가 마지막 면담에서 이어졌다.


결국 팀장은 나에게 “나는 너랑 못가” 그러니까 다른 회사 찾아봐!라는 통보(?)를 했다. 나는 조금이라도 더 버텨보겠다며, 절실한 심정으로 다른 팀으로라도 이동을 시켜주시면 안되나요? 했더니, 너를 받아줄 TO가 다른 팀에 없다. 라는 답이 돌아왔다.


속으로 내가 진짜 그렇게 싫은가? 다른 팀에서도 보기 싫을 정도로 말이다.


그렇게 면담은 끝났고, 혼자 잠시 회사를 빠져나와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 난 도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을까? 팀장이 나를 자를 정도로(?).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러나 난 이제 혼자의 몸이 아니었다. 결혼을 했고, 책임져야 하는 가족이 있었다. 다행히 회사를 구할 때까지 시간을 줬고, 이력서를 쓰고 사원 친구들에게 업무를 인수인계해주면서, 새로운 일을 찾기 시작했다. 새로운 일. 그래 새로운 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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