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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JuDot Aug 21. 2018

어떻게 인수인계를 해줘야할까?

퇴사 준비

팀장에게 “난 앞으로 너와 못가겠다”라는 통보를 받고, 퇴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준비라고 해봤자. 내가 그동안 일하면서 쌓은 노하우, 업무를 최대한 무리 없이 같이 일하고 있던 사원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다였다.

그러나 그게 가장 힘들었다.


나는 회사를 나갈 준비를 하면서, 언제든 다른 회사에 취업이 되면 그만 나오는 걸로 이야기를 했었다.

즉, 언제든 내가 이 사무실에서 없어질 수 있다는 가정을 사원친구들이 할 필요가 있었다. 이 친구들은 업무의 대다수를 나에게 의지했기 때문에, 이 상황을 빨리 바꿔야했다. 그러지 않으면, 내가 나갔을 때, 이 친구들이 받게될 업무 과부하가 엄청 클 테니까 말이다.


난, 팀장과 이야기를 한 시점부터 사원 친구들에게 최대한 자세하게 인수인계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곤, 일부러 난 실무에서 거의 80% 손을 놓았다.

이 80%는 사원친구들에게 나눠주고 일 처리를 하도록 계속 요청했다.


“주임님 이런 이슈가 발생했다고 하는데요...”

“그거 어떤 이슈인지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고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고민 해봐”

“주임님, 쿠폰 구매 문의가 왔는데요...”

“그거 판매 수량하고 어떤 용도인지 고민해보고,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생각해봐”


등등 사원 친구들의 질문이 이어졌고, 이런 질문 속에서 이 친구들이 업무를 더욱 빠르게 습득하겠지 하면서, 계속 반복해서 알려줬다.


시간이 날 때는 업무인수인계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이 전전 회사에서 업무인수인계서로 도가 튼 적이 있어서, 내 입장을 최대한 빼고, 일을 처음 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인수인계서를 적기 위해 노력했다. 이렇게 작성한 업무인수인계서는 중간 중간 사원 친구들에게 내가 전달했고, 내가 나가면 니네가 알아야 하고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니까, 계속해서 보고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봐! 라고 요청을 했다.


그렇게 2개월 정도 사원 친구들에게 업무를 주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알려주고, 업무를 할 때, 프로세스를 고민하라고 알려줬더니, 어느 정도 사원 친구들이 일에 숙달이 됐다.


한편으로는, 내가 왜? 지금까지 일을 안주고 내가 아둥바둥 다 하려고 노력을 했던 거지? 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이 친구들도 이렇게 잘할 수 있는데 말이다.


약 2개월 동안 사원 친구들에게 업무 인수인계를 하고 일을 알려주다 보니, 나는 떠나기 위해서 업무를 정리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오히려, 내가 사원 친구들과 일하는 법을 이 계기로 알게되는 구나를 느꼈다.


이 방법을 조금 이라도 더 빨리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도 함께 하며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번 찍힌건 쉽게 바뀌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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