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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JuDot Sep 21. 2018

나는 무언가 해야 했다.

새로운 시작의 자세?

2018년 3월 12일 망했던 것 같은 면접에 합격해, 새로운 회사에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게 됐다. 서먹서먹한 첫 출근을 마치고 자리에 앉았다. 어느 회사나 늘. 그럿듯. 회사에서의 새로운 시작은 서먹하고 무얼해야할지 몰라서 답답하다. 이번 회사도 마찬가지였다. 출근을 해서 자리에 앉긴 했지만, 무엇을 해야할지 몰랐다. 어떻게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회사에 출근한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은 사람에게 무슨 일을 시키리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아침, 점심, 저녁 퇴근을 했다. 두째날이 밝았다. 출근을 했고, 아침이 지났고 점심때쯤이 왔다. 전날과 똑같은 일상의 반복. 아무일도 없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불현듯 나는 무엇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쌓여 있었다. 

무엇을 할까? 무엇을 해야하지?

불현듯.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면접을 볼 때, 살폈던 회사 SNS 계정이 떠올랐다. 

아 이회사는 SNS 계정이 참 많지? 이것부터 정리를 해야겠는데,,, 그냥하면 안하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앞으로 이 회사에서 하고 싶은 일? 해야할 일에서 정리를 시작했다. 

'2018년 마케팅 플랜'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지금 이 회사의 SNS 계정의 상황은 이렇다. 소비자와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함임은 알겠으나, 아무리 많은 채널이 있더라도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하고 운영하지 못한다면, 운영을 안하는 것이 더 맞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계정은 정리를 하고, 회사의 공식성을 나타낼 수 있는 SNS 계정을 새롭게 만들거나, 운영 방침을 정해서 새롭게 나아가야 한다라는 내용으로 정리했다. 


그리고는 내가 이 회사에 뽑힐 때, 주 목적이었던. '온라인 커머스'를 성장시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지도 메인 요리에 양념처럼 '척척척' 뿌려서 마무리르 했다. 


회사에 출근하지 약 3일 정도 지났을까? 나는 회사의 실장님, 팀장님, 에디터님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지금 회사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이런 문제점은 이렇게 해야해야 한다며,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러고는 암묵적으로 나는 이렇게 마케팅을 진행하고 운영할 것이니 많은 서포트를 바란다라는 선전포고를 해버렸다. 


물론, 그 선전포고가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무것도 모른체 말이다. 그냥 자신감 하나로 내가 방향을 설정했고, 그 방향에 대한 확신을 이야기 했던 것이다. 


이 회사에서 내가 뽑히기전, 마케팅이라는 직책이 이 회사에 있었다면, 나는 이런 고민? 이런 마케팅 플랜을 세우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적응이라는 기간 아래 며칠 동안 세월아 내월아 하면서 시간을 보냈을 것이고, 선임이 주는 자료를 바탕으로 또는 오더를 바탕으로 그 일을 하기에 바빳을 것이다. 정말 편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난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 내가 들어온 이 회사에는 '마케터'라는 직책이 없었고, 어떤 업무를 해야 할지, 어떻게 일을 처리해야할지 아무것도 규정돼 있지 않았다. 


'마케터'로 들어온 내가 업무의 범위를 정하고 업무를 처리해 가면서 이게 '마케터'의 일이다라고 규정하며, 보여줘야했고, 회사의 모든 부분에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 범위를 좁혀서 난 이것만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던 것이었다. 이게 회사 사람들에게도였지만, 나에게도 한 이야기였다. 


그래야지 내가 하는 일의 범위가 줄어들고 더 집중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이게 정답은 아닐 수도 있다. 그렇지만, 여러 회사를 겪으면서, 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모든 것에 내 욕심을 넣어 버리면, 그 누구보다 내가 지치고 힘들어서 그 누구보다 더 먼저 포기해버린다는 것을 알기에 내가 그 욕심을 빼고 더 오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싶기에 선택한 결정이었다. 어떻게 보면 이게 그간 일을 하면서 배웠던 일하는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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