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울수록 슬픈 곡들
누군가가 떠났을 때 가장 슬픈 점 중 하나는 그 사람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점일 것이다. 사진이나 글을 보여 추억을 다시 되짚어 보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사람이 듣던 음악 혹은 그 사람을 위한 음악으로 머리 속에서라도 떠난 사람을 만나려고 한다. 이번에는 음악으로 떠난 사람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곡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 일찍 세상을 떠나 버린, 친구의 딸을 추모하는 어쿠스틱 곡
라이린은 일찍 세상을 떠나 버린 친구의 아기 이름이었다. 앤디 맥키는 원인도 알 수 없었던 병에 의해 세상에 태어난지도 얼마 되지 않은 아기가 그렇게도 빨리 세상을 빨리 떠나는 것을 옆에서 보며, 삶이 얼마나 약하고 바스러지기 쉬운지, 또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 또 좋은 곳으로 편히 가길 원하는 간절한 마음까지 인생의 전환점이 될만한 경험을 했다고 이야기한다. 사실 라이린이란 이름은 원래 상당히 특이한 이름이어서 그 이름 자체로도 그녀를 기억하기 위한 곡 제목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제목으로 붙였다고 한다.
이곡은 연주 자체로도 아주 특이한 세팅을 요구한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변칙 튜닝(ECDGAD)과 Banjo Capo(3-6번 줄만 5번 프렛에 끼운다)를 이용한 세팅이다. 또한 앤디 맥키는 Fanned Fret Guitar란 프렛이 기울어진 특이한 기타를 사용하는데 이는 변칙 튜닝을 자주 사용하는 앤디를 위해 특별 제작된 기타이며 저음현이 더욱 타이트하고 고음현이 부드러워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국내에서는 갤럭시 S3광고에서 BGM으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는데 삼성이나 사람들이 곡에 얽힌 뒷이야기를 아는지는 의문이다. 한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 만든 노래가 전후 사정이 배제된 채 알려졌다는 점은 왠지 모르게 씁쓸하긴 하다. 하지만 광고를 계기로 한 사람이라도 더 이 곡을 알게 되었다면 좋은 면도 있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적 추억의 장소를 다시 찾았을 때 차에서 많이 들었던 노래라 이 노래를 들으면 어렸을 적 기억이 많이 나는데, 잊혀져 가는 어떤 것을 잊지 않게 하는 곡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 최고의 친구였던 아버지를 기억하는 노래
Dream Theater의 드러머인 마이크 포트노이는 10집 앨범 Black Clouds & Silver Linings을 녹음하는 도중 암으로 아버지를 여의게 된다. 하워드 포트노이는 마이크의 전폭적인 지지자였으며 심지어 Dream Theater라는 밴드명을 만드는데도 일조하였다. 마이크가 직접 쓴 가사는 Wither EP에서는 포트노이가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장례식에서는 밴드가 이 곡을 연주하였다고 한다. 가사에서는 특별한 미사여구 없이 솔직하게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하는 아들의 마음을 보여준다.
Remember days of yesterday
How it flew so fast
The two score and a year we had,
I thought it would always last
Those summer days and west coast dreams
I wished would never end
A young boy and his father,
Idol and best friend
I'll always remember
Those were the best of times
A lifetime together
I'll never forget
The morning shows on the radio
The case of the missing dog
Lying on the pillows at the old 812
Watching Harold and Maude
The record shops, the stickball fields
My home away from home
And when we weren't together
The hours on the phone
I'll always remember
Those were the best of times
I'll cherish them forever
The best of times
But then came the call
Our lives changed forever more
"You can pray for a change
But prepare for the end..."
The fleeting winds of time
Flying through each day
All the things I should've done
But time just slipped away
Remember seize the day
Life goes by in the blink of an eye
With so much left to say
These were the best of times
I'll miss these days
Your spirit lit my life each day
Thank you for the inspiration
Thank you for the smiles
All the unconditional love
That carried me for miles
It carried me for miles
But most of all thank you for my life
These were the best of times
I'll miss these days
Your spirit lit my life each day
My heart is bleeding bad
But I'll be OK
Your spirit guides my life each day
곡 자체로도 이 곡은 Dream Theater에게 매우 특별한 곡이기도 한데 이유는 이곡이 Major(장조)의 곡이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우리가 즐겨 부르던 동요들이 다 장조이듯이 약간 유치해지기 쉬운 곡들이 Major키의 곡이라 주로 minor의 어두운 곡을 즐겨 쓰는 Dream Theater로서는 매우 도전적인 작곡이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이후 Dream Theater는 장조의 곡도 즐겨 쓰는 밴드가 된다. 또한 후반부 John Petrucci의 솔로는 멜로디와 테크닉을 모두 최대치로 올려도 명 연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앨범 전체의 가장 백미 부분이기도 하다. 드럼 부분이야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훌륭하니 아래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도록 하자.
음악이라는 매체는 글이나 사진 같은 다른 매체와는 다르게 시간에 종속적이기 때문에 계속 시간에 흐름에 따라 일련의 생각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힘이 존재하는 것 같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이지만 음악으로 상상으로나마 잠시 돌이킬 수 있는 수단이 있다는 것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