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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는 누비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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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행 Jul 28. 2018

스탬프 투어로 즐기는 누비길

김세희 아나운서와 함께하는 누비길

누비길 스탬프 투어

누비길은 성남 시 경계를 이루는 남한산, 검단산, 영장산, 불곡산, 태봉산, 청계산, 인릉산 등 명산을 기준으로 7개 구간으로 나누었으며, 그중 첫 번째 구간인 남한산성길은 복정동 완충녹지에서 출발하여 태평동 영장산 정상과 이번 추석쯤 준공 예정인 산성 육교와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지는 산성 폭포를 건너고, 불망비를 보며 걷다가 남한산성 남문까지 오는 길이다.

누비길 등산 안내 팸플릿에는 1구간 거리는 7.5km이고 소요시간은 4시간이나, 실제로 램블러라는 등산 앱을 활용하여 산행한 정보를 확인하면 거리는 7.9km이다. 아마도 등산로에서 벗어나 곳곳을 구경하느라 다닌 거리가 포함된 것이다.

램블러 앱에서 가늠한 남한산성길 정보

남한산성길 종점 지화문 앞에는 성남 누비길을 알리는 현판과 함께 귀여운 새집 모양의 목재 조형물이 있다. 전원주택 마당에 있을 법한 우체통 같은 모습이다. 나무 상자 전통문양의 문고리를 당겨보면 안에 두툼한 쇠뭉치가 있다. 이것이 바로 남한산성길을 완주했다고 도장을 찍을 수 있는 스탬프다.

누비길 스탬프는 2018년부터 성남 누비길 62.1㎞ 구간에 스탬프 투어를 할수 있도록 설치하였다. 등산객에게 시 경계 등산로를 완주할 동기를 부여해 도전 정신과 성취감을 높이고, 성남의 아름다운 숲길을 널리 알리려는 취지다. 총 7 구간 누비길에는 각 코스마다 한옥집 모양의 스탬프 인증대가 주요 지점에 1개씩 설치되어 있으며 각 구간의 명소 그림이 있는 스탬프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각 코스의 스탬프함에서 7개의 스탬프를 모두 받으면 누비길 완주 인증서를 발급해 주기도 한다.

남한산성길 종점부근 지화문 앞 스탬프 인증대

사실 누비길 각 구간을 돌아보며 완주하려면 뭔가 소소하나마 재미있는 동기가 필요하는데 스탬프 투어도 거기에 일조할 수 있다. 한 도시를 둘러싼 능선은 도심과 가깝고 대중교통시설로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만만해 보인다. 하지만, 걸을라 치면 150리를 걸으며, 그것도 7개의 주봉과 주변의 높은 고봉 능선을 넘고 깊은 골과 고개를 오르락내리락해야 한다. 보통 마음가짐으로 쉽게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런 누비길을 걷기 위해서는 뭔가 특별한 동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그 흔한 배지나 기념품도 없는데 단지 스탬프 투어북에 완주 도장 찍은 것이 동기가 될 수 있을까? 의외로 손바닥만 한 스탬프 투어북에 완주 도장 7개를 채워나가는 것이 우습게 보여도 숲길을 꾸준하게 걷는데 강력한 동기가 된다. 이는 어린 시절 초등학교 학예 운동회 때 줄다리기, 달리기 등 한 종목을 마칠 때마다 선생님이 손목에 꼭 찍어준 완주 도장의 감동을 나이 들어 느끼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다만 하얀 손목이 빳빳한 종이로 변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