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잊지 않으려면 몸에 새기라
낮고깊은 남정네의 울음닮은 물길소리
울돌목의 좁은수로 그길지나 팽목항에
노란깃대 하염없이 바람따라 펄럭이니
잠시걷는 그동안도 토해지는 속울음들
그바다의 저아래에 너희들이 누웠으니
센바람도 그탓이요 물빛또한 그연유라
봄내에서 봄꽃따라 봄길달려 내려와서
못돌아간 천리길을 이름붙여 봄날이니
두바퀴로 내리달려 너희들과 돌아가리
우수영이 있던자리 울돌목의 그바다에
히데요시 칠본창중 그하나를 베어내어
조국산하 지켜내고 백성목숨 보존하던
일휘소탕 혈염산하 장군칼이 섰었었고
수백년이 흐른지금 그물길의 울음들이
어찌하고 어이하여 미친듯이 발광하여
금수강산 쓰다듬어 호연지기 기르려던
그꽃다운 청춘들을 물속으로 가두었나
대비했던 조상들은 칠년전쟁 끝내었고
우왕좌왕 후손들은 일곱시간 허비했네
애통하고 원통해서 속창자가 녹아난다
봄내에서 봄꽃따라 봄날길을 내왔으니
어여가자 같이가자 그그리운 네왔던곳
다리없어 못가느냐 내어깨에 기대거라
숨이차서 어려우냐 내가너를 안고가마
비가내려 내온몸이 축축하게 젖어가도
젖고불어 터질듯한 네육신만 하겠으며
찬바람과 근육통에 덜덜대는 내다리를
차오르는 물을보며 울부짖던 네눈동자
사월바다 차가운물 떨려왔을 네온몸들
숨이차서 벽을긁어 아파왔을 네손가락
그무엇과 비교하랴 하릴없고 극히작다
뼈가아파 새겨지고 몸이아파 기억되며
졸리워서 뺨을치니 네애씀이 가여웁고
허리아파 몸비트니 네갇힌곳 생각나고
포기할까 생각하니 네마음에 서러웁다
벽을긁고 문을치고 친구손을 잡았던너
숨이차서 결국에는 마지막을 생각할때
부모생각 친구생각 왜인지가 궁금할때
바다위의 누군가는 두손놓고 망연자실
호남우도 산천들은 좌도산맥 하고달라
다정하고 여리한게 너희생각 더하누나
길을달려 오를수록 목이메어 말이줄고
기억교실 다가오니 기다림은 멀어진다
그등대는 찬바람에 그자리를 지키는데
나는어찌 하루만에 기억으로 돌아섰나
내육신이 아파오고 내정신이 몽롱해도
뼈마디가 시리우고 발바닥이 뻐근해도
토닥이는 네손길들 고마우나 힘겨웁다
기대온너 안겨온너 어디에다 내려주랴
젖내나는 네어미의 그포근한 속살길은
헤집히고 갈라져서 네알던곳 아닐텐데
괜찮으냐 괜찮으냐 내할말이 아주없다
시체팔이 타령하고 치킨뜯던 그이들의
아가리를 찢어주고 손모가지 틀어주랴
내분노가 태산같고 내아픔이 쏟아져도
기억하고 새겨내고 희미함을 견뎌내는
그하나가 오직하나 할수있는 일이구나
새벽하늘 천바람에 고개들어 얼핏보니
별여럿이 반짝이며 찬란해서 놀랐단다
네자리가 저자리니 오르거라 오르거라
온마음과 정성으로 빌고빌어 발원하니
오르거라 빛나거라 부디부디 그러거라
봄이오고 사월되어 구주년이 되었구나
세월가나 세월오고 기다림은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