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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ks Oct 17. 2018

귀는 모두에게, 입은 소수에게만 열라

사람이 귀가 두 개이고 입이 하나인 이유

  『네 생각을 발설하지 말아라. 절도 없는 생각을 행동에 옮기지도 말고, 친절하되 절대로 천박해지면 안 된다. 있는 친구들은 겪어보고 받아들였으면, 그들을 네 영혼에 쇠고리로 잡아매라. 허나 신출내기 철없는 허세꾼들 모두를 환대하느라 손바닥이 무뎌지면 안 된다. 싸움에 낄까 조심해라. 허나 끼게 되면, 상대방이 널 알아 모시도록 행동해라. 귀는 모두에게, 입은 소수에게만 열고 모든 의견은 수용하되 판단은 보류해라. (중략) 무엇보다도 네 자신에게 진실되어라. 그러면 밤이 낮을 따르듯 남에게 거짓될 수 없는 법. 잘가라.』  

   

  이 문장은『햄릿』(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민음사, 2009. 1. 20)에서 폴로니어스가 프랑스로 떠나는 아들 레어티즈에게 해주는 도움말이다.  

   

  아들에게, 젊은이들에게만 주는 도움말이 아니다. 나이, 사회적 신분, 남자, 여자, 직업에 관계없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특히 이 가운데 내 마음에 가장 와 닿은 말은 『귀는 모두에게, 입은 소수에게만 열고 모든 의견은 수용하되 판단은 보류해라.』이다. 이 말은 경청을 강조하고 혀를 조심하라는 소리다. 또한 한 두 가지 의견을 듣고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말라는 소리다. 

    

  경청은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의 깊게 듣는 마음의 태도다. 흔히 하는 말로 귀를 쫑긋 세우고 듣는 것을 뜻한다. 한자의 경우 경청(傾聽)은 귀를 기울여 듣는다는 말이고, 경청(敬聽)은 공경하는 마음으로 듣는다는 뜻이다. 한자어 들을 청(聽)은 왕의 귀(耳+王)와 열 개의 눈(十+目)과 하나의 마음(一+心)으로 이루어져 있다. 즉 왕이 듣듯이 그리고 열 개의 눈으로 온 마음을 다해 집중하여 듣는 태도가 경청이라 할 수 있다. 

    

  레프 톨스토이는 ‘혀끝까지 나온 나쁜 말을 내뱉지 않고 삼켜버리는 것,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음료다’라고 했다. 또한 ‘잘못 말한 것을 후회하는 일은 많다. 하지만 침묵한 것을 후회하는 경우는 없다.’라고 했다. 함부로 말을 내뱉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요즘 우리는, 아니 나는 어떤가? 내 아이들에게 내가 아버지이고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 말을 함부로 내뱉고 있지는 아닌지 돌아본다.

  회사에서는 어떤가? 내 윗사람에게는 함부로 말을 못하면서 내 동료들이나 내 후배들에게는 함부로 내뱉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본다. 함부로는 아니더라도 생각 없이 말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본다.

     

  우리나라 사회 지도층에 있다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보면 참으로 창피할 때가 많다. 특히 정당끼리 싸울 때 보면 아주 대단하다. 이 나라를 이끌어 간다고 하는 사람들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고 하기에는 내 자식들에게 같은 어른으로써 너무도 창피할 때가 많다. 이들만이 아니다. 우리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


  이들은 햄릿에 나온 문장과 딱 반대로 말한다. 『입은 다수에게, 귀는 한 명에게만 열고 모든 의견은 무시하되 판단은 바로 한다.』그래서 막말이 나온다.

  많은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위로 올라갈수록 많은 사람들에게 말할 기회는 늘어나지만 들을 기회는 적어진다. 이것은 곧 소통 문제로 이어진다. 그래서 윗사람과 아랫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생겨난다. 성과가 나빠지고 조직이 흔들리기까지 한다.


  개인, 가족, 직장, 사회 모든 부분에서 듣는 것과 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저 한 문장으로 알 수 있다.

  왜 사람에게 눈과 귀는 두 개이고 입은 하나인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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