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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ks Oct 24. 2018

진정으로 위대함이란

명분보다 명예가 걸렸을 때 행동한다

  『진정으로 위대함은 큰 명분이 있고서야 행동하는 게 아니라, 명예가 걸렸을 땐 지푸라기 하나에도 큰 싸움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 문장은『햄릿』(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민음사)에서 햄릿이 한 대사 중 하나다.     


  2018년 3월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대한민국 경찰을 미친개로 표현하며 미친개는 몽둥이로 맞아야 한다는 식으로 논평을 낸 사실이 있다. 경찰은 분노하여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개인 SNS 및 내부망 게시판을 통해 항의하고, 당에 정식 사과와 반성을 촉구했다. 일부 경찰관은 자유한국당 홈페이지에 항의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에서는 사과는커녕 경찰 전체를 무슨 조폭집단인 양 다시 비판하고 나섰다. 경찰관들은 이러한 논평을 낸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나갔다.     


  위 햄릿의 대사가 바로 경찰에 해당하는 것 같다. 몽둥이로 맞아야 할 미친개가 되어 버린 경찰은 자신의 명예가 걸린 문제가 되어 버렸다. 

  진정으로 위대함은 명예가 걸렸을 땐 지푸라기 하나에도 큰 싸움을 찾아내는 것이라는 말이 계속 되뇌어진다.     

  이밖에도 우리 사회에서 많은 집단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명분을 찾는다. 주말마다 열리는 광화문 집회를 보면 저마다 명분이 있다. 생존권 사수를 위해, 건강권 회복을 위해, 남녀 성평등을 위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따위의 온갖 명분이 있다.


  회사 안에서도 개인이든 팀이든 특정 집단이든 뭔가 행동을 하기 위해 명분을 찾는다. 내가 왜 승진해야 하는지도 명분이 있어야 한다. 우리 팀이 다른 팀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아야 하는데도 명분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개인이, 팀이 자신들의 명예가 걸렸을 때 싸움을 하는 것은 거의 보지 못했다. 괜히 싸움을 걸었다가 돌아올 피해가 걱정되어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잠시 내 명예를 접어두면 꽤 긴 시간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직장 상사가 내 인격을 무시하는 말을 해도 참는다. 그러면서 핑계를 찾는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렇다고. 남들 다 참는데 내가 뭐라고 나만 튀나 하는 생각을 한다.     


  큰 명문이 있고서야 행동하는 게 아니라, 명예가 걸렸을 땐 지푸라기 하나에도 큰 싸움을 찾아내는 것이 진정 위대하다는 말을 새기며 살아가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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