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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ks Apr 08. 2019

나만의 독서 노트를 써야 한다

독서노트 4 – 눈과 손을 함께 써야 더 좋다

  나는 책을 대부분 서점에서 사서 읽는다. 도서관에서 빌려 보거나 남에게 빌려 보면 불편하기 때문이다. 책에 밑줄을 치고 남은 자리에 생각을 적어야 하는데 빌려 보면 그렇게 못한다. 그래서 불편하다. 

  처음 독서 노트를 쓸 때는 책을 읽으며 한 주제가 끝나면 밑줄을 치고 생각을 적은 것을 노트북에 옮겨 적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책을 다 읽었을 때 굳이 옮겨 적지 않아도 되는 부분을 옮겨 적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밑줄을 치고 남은 자리에 생각을 적고,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뜻을 찾아 적어둔다. 어떤 쪽에는 포스트잇도 붙여 놓는다. 책을 다 읽고 처음부터 밑줄 친 부분만 다시 읽는다. 그러면 밑줄을 친 부분 가운데 옮겨 적지 않아도 될 부분이 걸러진다. 그렇게 해서 옮겨 적을 부분만 옮겨 적고 내 느낌이나 생각을 정리해서 적는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이 내가 하는 독서 노트 작성 방법이다. 


  독서 노트를 작성하는 방법에 정답은 없다. 고등학교 때 했던 노트 필기를 생각하면 된다. 노트 필기를 학생들이 다 똑같이 하지 않는다. 알아보기 쉽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한다. 그래서 공부 잘하는 친구 노트를 베껴도 나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독서 노트도 마찬가지다.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나는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래서 일단 손에 잡히는 대로 읽었다. 그것이 자기계발서였다. 그다음 심리학, 인문학, 뇌과학 따위의 여러 분야로 뻗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만의 책을 고르는 기준이 생겼고, 어떻게 읽을지 방법을 터득했다. 

    

  이제 막 당신의 사무실에 신입 직원이 들어왔다고 하자. 그 직원이 당신에게 “선배님 이런 일은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나요?” 하고 묻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대답해주겠는가?

  형사들 가운데 자기 업무에 뛰어난 사람들이 많다. 어떤 형사는 도둑을 잘 잡고, 어떤 형사는 살인 사건 수사를 잘한다. 또 어떤 형사는 사기꾼 잡는데 뛰어남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베테랑 형사에게 가서 “어떻게 하면 도둑놈 잘 잡을 수 있나요?” 하고 물어보면 대답은 거의 똑같다. 교과서 같은 얘기밖에 들을 수가 없다. 나머지는 직접 경험하면서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선배들의 가르침은 나아갈 곳을 알려주고 잘못된 곳으로 가지 않도록 해주어 쓸데없이 사라지는 시간을 줄여줄 수 있을지 몰라도 나머지는 스스로 깨달아 익혀야 한다.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줄 수는 있지만, 자전거를 잘 타려면 스스로 안장에 올라앉아 페달을 밟아야 한다. 그래서 넘어져도 보고, 굽은 길도 가보고, 좁은 길도 가보고 해야 한다. 장애물도 피해 봐야 한다. 한때 유행했던 말이 있다. “저는 춤을 글자로 배웠어요.”


  사건 수사를 마치면 분석 회의라는 것을 한다. 즉 수사결과를 놓고 잘된 점과 모자랐던 점들을 팀원들이 모여 서로 생각을 나눈다. 그래야 다음에 비슷한 사건을 수사할 때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이 없으면 발전이 없다.

  독서 노트라는 것도 이와 같다. 내가 직접 쓰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리고 계속 생각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책을 손도 대지 않은 채 책장에 올려 두는 사람은 
책을 제대로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다. 
밤낮으로 손에 들고 그래서 때가 끼고 책장의 귀들이 접혀지고 손상되며
빽빽하게 주석을 달아 놓은 자만이 책을 제대로 사랑하는 사람이다.』
- 에라스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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