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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ks Apr 19. 2019

인생이란 시간 안에서 나의 자리

인생 시계는 절대 멈추지 않는다

  앞글에서 말한 것처럼 인생을 80년이라 하고 이를 24시간으로 계산해 보면, 아침 6시는 스무 살, 대학에 들어갈 때다. 그리고 아침 9시는 서른 살, 회사에 들어갈 때라고 치자.

  어느 날 아침 6시, 잠에서 깼더니 누구는 대학 정문에 서 있으면서 기뻐하고 있다. 누구는 잠에서 깬 것을 후회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바꿀 수는 없다. 새벽 4시에 미리 일어나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것을 후회해봐야 돌이킬 수 없다. 한 번 잠에서 깨면 시계가 다 돌 때까지는 다시 잘 수 없는 것이 인생 시계의 규칙이기 때문이다. 

  9시에 출근을 했더니 누구는 호텔 같은 분위기에 자신만의 공간이 있는 사무실이고, 누구는 여러 명이 칸막이로 구분된 책상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사무실이다. 또 누구는 그보다 못하다. 누구는 아예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할 수도 있다. 스무 살부터 서른 살까지 10년 동안 서른 살 내가 있을 자리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은 것을 후회해봐야 어쩔 수 없다. 아침 6시에 했던 후회를 9시에 또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9시에 자기만의 출발점에서 시작하여 나와 같은 시간까지 온 사람도 있고, 아직 10시도 안 된 사람도 있다. 이제 막 점심을 먹으러 나가려는 사람도 있고, 저녁 6시가 다 되어 퇴근을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오전이든 오후든 더 좋은 곳으로 사무실을 옮긴 사람도 있고, 좋지 않은 곳으로 옮긴 사람도 있다. 6시가 오기도 전에 퇴직을 한 사람도 있다.     

  누구는 저녁 6시에 퇴근하여 집에서 기다리는 아내와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심야 영화를 보러 갈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구는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공원에 앉아 해가 지는 하늘만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언젠가 내가 고등학생인 큰딸에게 이 인생 시계 얘기를 한 적이 있다. “큰딸! 아빠가 어떤 책을 읽었는데 인생을 80세로 보고, 80년을 하루로 계산하는 것이 나왔어. 그럼 아빠는 지금 오후 1시 반이더라. 너는 새벽 5시쯤 될까. 어쨌든, 새벽 6시에 네가 잠에서 깨게 될 거야. 네 친구들도 잠에서 깰 테고. 그런데 누구는 잠에서 깼더니 대학 앞에 서 있고, 누구는 대학 문 앞에 못 갈지도 몰라. 대학이 모든 것은 아니지만 그 출발점은 다르다는 얘기야. 또 아침 9시에 출근할 건데 누구는 멋진 정장에 구두를 신고 출근하는데 누구는 아무렇게나 입고 출근할 수도 있어. 아예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부모님 눈치 보는 사람도 있을 거야. 아빠가 무슨 말 하는지 이해하지? 네 인생은 네가 사는 거니까 스스로 무엇을 어떻게 할지 잘 결정해서 하라는 얘기야.”

  큰딸은 아빠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충분히 이해하는 눈치였다. 대학이, 직장이 행복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요소가 될 수는 있다. 내가 이런 말을 딸에게 한 것은 지금 자리에서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었다. 그래야 후회하지 않을 테니까. 

    

  지금 나는, 당신은 인생 시계에서 어떤 자리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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