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eeks Apr 22. 2019

인생의 갈림길

더 늦기 전에 선택해야 할 시간이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는 『프레임(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최인철 지음, 21세기북스)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프레임은 뚜렷한 경계 없이 펼쳐진 대상들 중에서 특정 장면이나 대상을 하나의 독립된 실체로 골라내는 기능을 한다.
  프레임은 한마디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다.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을 향한 마인드셋(mindset), 세상에 대한 은유,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 등이 모두 프레임의 범주에 포함되는 말이다. 프레임은 특정한 방향으로 세상을 보도록 이끄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보는 세상을 제한하는 검열관의 역할도 한다.     

  나에게 퇴근까지 남은 시간은 4시간 30분. 4시간 반밖에 남지 않은 것인가, 4시간 반이나 남은 것인가? 누구는 빵이 세 개 남은 것을 보고 ‘겨우 세 개 밖에 안 남았네.’ 하고 말하고 누구는 ‘아직도 세 개씩이나 남았네.’ 하고 말한다. 부정적 마음가짐과 긍정적 마음가짐을 나타내는 말이다.

  나는 퇴근까지 ‘4시간 반이나 남았네.’ 하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퇴근 뒤 6시간도 마찬가지다. 합치면 10시간 반이나 남은 인생이다.

 

  그리고 꿈을 잃고 살아온 지난 20년이란 세월에 대해 후회만 하며 술잔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누구를 탓할 마음도 없다. 이 세상은 내가 어떻게 바라보냐에 따라 흔히 젊은이들이 말하는 ‘헬 조선’이 될 수도 있고 가슴 따뜻한 이들이 많은 ‘아직 살만한 세상’일 수도 있다. 아니면 ‘이미 충분히 아름다운 세상’일 수도 있다.     

  80쪽의 책을 쓴다고 했을 때 나는 이제 막 45쪽을 쓰고 있다. 앞에 이미 써놓은 44쪽은 고칠 수 없다. 그러나 남은 35쪽은 아직 비어 있다. 어떤 펜을 들고 써나갈지, 무엇을 쓸지, 중간에 그림도 넣을지, 혼자 쓸지, 누군가와 함께 쓸지, 모든 것이 내 선택이다. 그러나 명심할 점은 한 번 쓴 것은 지울 수 없다는 점이다. 인생이라는 책은 연필로 쓰고 지우개로 지울 수 있는 게 아니다. 미리 충분히 연습한 뒤에 ‘도전’이라고 외치고 본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실전인 게 삶이다. 이 점만 마음속으로 쉼 없이 생각하고 있으면 된다.  

   

  퇴근하기 전까지 내가 속한 조직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지, 그리고 퇴근 뒤 6시간 동안 누구와 어디에서 무엇을 할지, 또 그 무엇이란 어떤 것이며 그것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그 방법까지도 내가 찾아야 한다. 단 퇴근 전까지 찾아야 한다. 앞에서 말한 베이비붐 세대처럼 퇴근 뒤에 생각하면 늦는다. 그것이 한정된 시간이 주는 마지막 기회다. 그래야 퇴근과 동시에 새로운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다. 자칫 퇴근 뒤 집에도 가지 못하고 공원 의자에 앉아 멍하니 하늘과 바람에 굴러다니는 낙엽만 봐야 할 수도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루지 않고 어느 길을 갈지 선택해야 할 시간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생이란 시간 안에서 나의 자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