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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수 Jul 10. 2023

하고 싶은 것 vs 잘하는 것 vs 해야만 하는 것

뭐부터 해야 돼?




아들에게 물었다. 무엇을 하고 싶냐고?

아직 모르겠다고 한다. 그래 50대인 나도 모르는데 20대인 네가 벌써 어떻게 알겠니?

그러니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렴!

엄마는 그렇게 못했어! 이것저것 안될 상황이 많았거든. 그런데 이만큼 살아보니까, 인생에서 제일 후회되는 것은 한 것보다 하지 않은 것들이더라고.


물론 했던 것 중에도 후회되는 것들이 있지! 그런데 그걸 나 스스로 선택했다면 그냥 받아들이게 돼. 실패했던 성공했던 그건 내가 선택한 거니까 원망할 대상이 없거든. 그냥 툴툴 털어버리고 일어나는 방법밖에 없으니까 그런 것 같아. 하지만 다른 사람(부모님, 남편, 아내, 친구)의 의견을 따르다가 하지 못한 일들은 두고두고 후회가 남더라고. 왠지 그때 그걸 했으면 지금의 나보다 더 낫을 것 같거든. 인생의 가장 바보 같은 것은 과거를 후회만 하고 있는 것일 거야. 내선택이 아닌 것에는 두고두고 계속 아쉬움이 남으니까 그냥 해보라는 거야. 한 번뿐인 너의 인생이잖아.


어렸을 때는 한, 두 살 차이가 엄청 커 보이지만, 이 나이가 되니까 나이가 그냥 비슷하면 친구야! 안 그러면 친구 찾기가 힘들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해. 인생에서 혼자만 잘 살면 될 것 같지만, 나이가 많든 적든 친구는 중요하니까. 살다 보니까 인생은 결코 혼자 살기가 힘들더라고.


20대일 때 1,2년 조금 실패해서 돌아간다고 해서 그렇게 큰 일은 아니더라고. 넘어져서 다시 못 일어나는 것이 실패이지, 넘어진 것은 실패가 아니더라고. '회복탄력성'이라는 말이 아주 중요한 거지. 넘어져도 그냥 툴툴 털고 일어나서 가던 길 다시 가던가, 다른 길을 찾아가면 되는 거야. 이번 일이 잘 되지 않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말고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하렴. 그런데 아들아! 실패하지도 모른다는 려움으로 아무것도 안 하려고 하는 것은 정말 안 좋은 것이란다. 아무것도 안 하면 실패는 안 하겠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시도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성공이 있겠어?



나는 무엇인가 빼어난 것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

그러면 그걸 인생의 '업'으로 삼으면 되잖아.

하지만 그런 빼어난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되겠어? 무엇을 잘하는지? 그걸 잘 모르니까, 계속 관심이 가는 일에 도전하는 게 좋지 않을까? 그러다가 앞에 꼭 해야 하는 일이 있으면 그건 또 그것대로 최선을 다해보렴. 내 앞에 주어진 일을 하다 보면 어쩌면 거기에서 나의 새로운 재능을 찾기도 한단다.


20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몸값을 높이는 것이야. 늙어서 몸값을 높이는 공부를 열심히 하면 거기에 또 성취가 있겠지! 그런데 나이 때문에 할 수 없는 일이 생긴단다. 한국의 정서상 자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은 직장 후배로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은 드물단다. 20대에 몸값을 올리는 공부를 열심히 하면 최소한 10년 이상은 쓸 수 있는 무기가 생기지 않을까? 엄마 대처럼 한번 직장에 들어가면 오랜 시간 동안 한 직장에서 일하는 시대는 아니니까, 더더욱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공부가 많이 필요한 시대가 됐어. 어디를 가도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다녀야 하니까 말이야.


엄마가 너희들 남의 손 안 빌리고 키우느라, 프리랜서로 살다 보니까 짧은 고용기간이 얼마나 위태로운지 몸소 체험을 해봐서 잘 알잖아. 자신의 가치를 높여 놓으면 어디를 가든지 당당할 수 있더라고. 아들~ 또 말이 길어졌구나. '라테 얘기한다고 싫어할 텐데...'


엄마 지인 중 어떤 사람은 엄마보고 '왜 그렇게 까지 열심히 사냐?' 또는 '왜 그렇게 피곤하게 사냐?'라는 사람이 있어. 엄마는 아직 꿈이 있어서 그래. '늙어서 무슨 꿈이냐고?'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나이에 상관없이 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지금은 백세시대라고 하는데 50대가 늙고 꿈도 필요 없으면, 그럼 70대, 80대까지 산다면, 몇 십 년을 계속 취미생활만 하고 살 거야?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잖아. 그럼 남은 시간에 얼마나 많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거야? 그런데 그 시간을 취미활동을 하는데만 보낸다고?


나는 계속 피곤하게 살 거야. 가슴에 꿈을 품고 매일 실천하면서 말이야.

20대인 너는 매일매일  '하고 싶은 것 vs 잘하는 것 vs 해야만 하는 것' 모두 모두 하면서 지내렴.

그러다 보면 뾰족하게 너의 마음속에 들어오는 것이 있을 거야.

그리고 없으면 어때? 없으면 없는 데로 다 하면서 살면 되지!

인생에 정답이 어딨어? 네가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면 되지!

하지만 부도덕하고 남을 해치는 일은 절대 하면 안 된단다. (당연히 그렇게 할 건데, 괜한 걱정이겠지만!)


매일매일 빛나는 20대인 너를 열렬히 응원한다.

그리고 나의 50대도 열렬히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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