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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수 Aug 23. 2023

오늘도 '김대호' 아나운서를 검색합니다. 왜 이러니?

그렇게 좋니?

아이들과 가끔 '나 혼자 산다'는 프로그램을 시청한다.

금요일 밤이면 일주일 동안의 피로가 밀려오지만, 기분은 참 좋은 시간이다. 나에게는 이제 주말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기분 좋은 금요일 밤에 식구들이 모이게 되면 각자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TV프로그램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 식구들이 모두 그런대로 취향을 맞출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건 바로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이다. MBC에서 오랫동안 방송하는 혼자 사는 연예인이 나오는 관찰예능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 뻔한 내용에 너무 뻔한 출연자의 나와는 너무나 다른 세상의 일상을 보자니, 점점 흥미가 떨어지고 있었던 참이었다. 그러다 '김대호 MBC아나운서'의 일상을 보게 됐다. 아나운서라는 고정관념으로 우리가 생각했던 일상은 그의 생활과 같이 일치하지 않았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나만의 스타일로 인생을 살고 있는 모습이 방송되자마자 직장인이었던 그는 그야말로 '연예인 김대호'가 됐다.



각종 프로그램, 유튜브, 기존에 하던 방송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코너 등등 종횡무진으로 활약하고 있다. 몇 년 동안 집값을 이끌었던 것은 대부분 아파트였다. 모두들 돈이 되는 아파트를 사려고 열망했다. 그런데 그는 홍제동 산밑, 사람들의 관심에서 떨어져 있는 동네에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 데로 자유롭게 살고 있다.  물론 그게 가능한 것은 그가 방송국이라는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퇴직급을 미리 정산받을 수 있는 것도 중소기업에는 없는 직원복지이니까 말이다. (그는 퇴직금을 미리 정산받아서 집값에 보탰다고 했다.)


그래서 누군가의 눈에는 찌질해 보일 수 있는 일상이 어떤 사람은 부러운 일상이 되었을 것이다.

대부분 우리들은 남의 눈치를 보면서 산다. 내가 원하는 것은 다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남의 바람 또는 남을 의식하느라 정작 내가 원하는 걸 못하고 살 때가 많다. 그런데 남들이 뭐라고 하든지 자신이 원하는 방식 데로 인생을 살고 있는 그에게 대부분의 대중들이 환호하고 열광하게 되었을 것이다. 나는 차마 주저하며 하지 못했던 것들은 해내고 있는 사람을 방송에서 보게 돼서 연예인과 다르게 더 흥미를 갖고 좋아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그는 생계를 위해서 직장을 나가야 하는 나와 같은 셀러리맨이다. 그도 일요일에 다음날 월요일 출근을 걱정하고, 칼퇴를 하기 위한 나만의 기술이 있다. 그래서 나의 모습과 또 닮아 있어서 더 친근하다. 


우리는 그가 먹고 싶은 걸 돈에 상관없이 먹을 수 있고, 가고자 하는 곳은 망설임 없이 갈 수 있는 부유한 연예인이 아니어서 더 열광한다. '박나래. 전현무, 키' 등의 고정 패널들처럼 나와는 다른 넘사벽 부유한 연예인이 아니어서 더 열광하는 것 같다. (나는 그렇다.)


뭔가 꾸미면서 하고 싶은데로 못하고 사는 나는 그래서 오늘도 유튜브에서 '김대호'를 검색한다.

보고 있으면 웃기면서도 내가 못하는 것을 자유롭게 하는 그의 모습에 대리만족이 돼서 좋은 것 같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나데로 사는 삶, 나도 지향하고 실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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