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이렇게 한 해를 보낼 때가 되니 마음이 허전한 기분이 듭니다. 올 한 해에 내가 뭘 했고 놓친 것은 뭔지 생각해 봤습니다. 비록 겉보기에 이룬 것 하나 없어 보여도 그렇게 낙제점은 아닌 듯합니다. 오랫동안 운영했던 사업도 이번 달로 마무리됩니다. 뭔가를 시작할 때는 설레고 기대되는 마음이 컸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끝낼 때는 마음이 복잡하더군요. 기쁨의 이면에는 늘 슬픔이 상주해 있고, 슬픔의 이면에는 늘 기쁨이 상주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겸손하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다 보면 아차! 싶을 때가 있거든요.
2021년은 역동적으로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을 새기며 움직이는 삶, 실천하는 삶을 살고자 했습니다. 평소에 관심을 두고 있었던 공부도 일단 시작하고 나니 벌써 3학기에 접어들었습니다. 감사할 일입니다. 2020년에는 주로 시를 썼으나 다소 관념적으로 치우치는 것 같아 멈추고 있다가 올해는 자전적 소설을 몇 편 썼습니다. 일단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분에 응모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제게는 큰 결실입니다. 결과를 떠나서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합니다. 그리고 올해는 시보다는 에세이를 썼습니다. 막상 뭘 쓸까 고민도 되지만 내 삶을 글로 표현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써왔습니다. 세상에는 좋은 글이 많습니다. 그런 글에 비하면 저야 걸음마 수준이지만 남 따라갈 생각하지 말고 그럴 시간에 내 삶을 더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는 말처럼 나 자신의 이야기, 나 자신의 생각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덕분에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었고 한 달이 지났을 때 구독자 100명이 넘었습니다. 감사할 일입니다.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음으로써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는 도서관에도 자주 다녔습니다. 시설 좋은 도서관이 집 가까이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개인적으로 올해 가장 영향력 있었던 책의 순위를 매겨보았습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취향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1위는 에이모 토울스의 <모스크바의 신사>였습니다. 이 책 덕분에 제가 소설에 매료되기 시작했습니다. 2위는 법정 스님의 <혼자 사는 즐거움>, 3위는 법정 스님의 <스스로 행복하라>였습니다. 이밖에도 법정 스님의 책을 많이 접했던 한 해였습니다. 법정 스님의 책을 읽으면서 <월든>과 <숲 속의 자본주의자>도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채봉 작가의 <좋은 예감> 역시 법정 스님 덕분에 서가에서 먼지를 털어 내고 다시 읽었던 책입니다. 법정 스님은 올해 제 삶에 큰 영향을 준 분입니다. 4위는 다비드 슈타인들라스트의 <감사>입니다. 5위는 안젤름 그륀의 <당신은 이미 충분합니다>, 6위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7위는 톨스토이의 <부활>입니다. 8위는 박혜윤의 <숲 속의 자본주의자>, 9위는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10위는 김상현의 <내가 죽으면 장례식에 누가 와줄까>입니다. 독서는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것을 익히기엔 유튜브나 강의, 신문이 제격인 것 같습니다. <코스모스>나 <이기적 유전자> 같은 책은 몰랐던 정보나 새로운 지식을 전해주고 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책들은 새로운 정보나 지식보다는 생각의 지평을 넓혀준다는 생각입니다. 책 속의 단어나 문장이 찌릿하게 뇌를 자극함으로써 이미 알고 있었으나 잊어버리고 있었다거나 미처 체화시키지 못했던 것들을 깨워 활성화시킴으로써 이전과는 다르게 생각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책에 대해서는 침이 마르도록 할 말이 많다는 것도 좋게 해석하고자 합니다.
가을에 블로그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다른 SNS도 그렇지만 블로그만의 독특한 특성이 있습니다. 블로그는 애드포스트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블로거들이 포스팅 횟수와 공감 수에 예민합니다. 새로운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밖에서 공감을 누르면 안 됩니다. 반드시 안에 들어가서 공감을 눌러야 합니다. 어떤 블로거들은 수가 아무리 많아도 결코 답방을 잊지 않습니다. 잊지 않고 답방을 감으로써 다른 블로거들과 신뢰가 형성됩니다. 블로그에서 그런 블로거들의 포스팅을 보면 존경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처음에는 일부 블로거들 때문에 기분이 상할 때도 있었습니다. 조금 하다 보니 블로그의 생리를 파악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저도 마음을 비우기로 했습니다. 이웃의 수를 늘리는 것도 이제 신경 쓰지 않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글을 올리고 이웃들의 포스팅한 내용 읽고 공감 누르는 것에 만족합니다. 블로그에 매일 포스팅해야 한다는 생각도 내려놨습니다. 마음 가볍게 생각하고 내가 글 올리고 싶을 때 올리기로 했습니다. 블로그를 운용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한 달 동안 바쁜 일이 있어서 새벽에만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정도 시간 투자가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제게 유익한 블로그들이 많아서 좋습니다. 블로그를 다시 시작한 후에 인스타그램도 거의 2년 만에 다시 시작했습니다. (돌아온 탕자를) 잊지 않고 반겨주는 분들이 많아서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반가운 인친들의 피드를 다시 볼 수 있게 되어 요즘은 정말 행복합니다. 오랜만에 다시 시작한 거라 처음에는 낯설어서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댓글을 달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너무 생뚱맞은 것 같아서 아직까지는 ‘좋아요’만 누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 익숙해져서 댓글도 자주 달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인스타그램은 압박감 없이 편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요즘에 안 보이는 인친들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기를 기도합니다. 다시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친들을 만나게 된 것도 무척 감사할 일입니다.
한 해를 보내면서 내가 특별히 이룬 게 없다고 생각하던 순간 엄청 작아진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이만하면 낙제는 아니라는 생각에 다시 정상으로 회복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새해에 대한 기대감이 큽니다. 이전과는 생활패턴도 달라질 것입니다. 독서도 꾸준히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많은 책을 읽으려고 하는 것보다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나를 성장시키는 계기로 만들 수 있도록 늘 생각이 깨어있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글은 목표를 잘 설정해서 쓰려고 합니다. 최근에 바쁜 일로 소홀히 한 운동도 규칙적으로 할 생각이고 칸트 못지않게 산책을 즐기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벌써부터 감사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새해에도 먼저 움직이는 사람,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할 거라면 일단 해보고 후회하는 쪽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내가 역동적이면 가능성도 커지리라 생각합니다. 역동적인 2022년을 위해 파이팅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역동적인 새해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입니다. 새해에는 올해보다 더 건강한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건강과 평화를 빕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