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ing_시도때도 없이 드로잉

2019.09.21. 흙날_가장 훌륭한 동료_딸이에게 고하노라!!

by 이길 colour




[드로잉_가장 훌륭한 동료_딸]


딸이는

나에게 가장 훌륭한 동료이자, 삶의 동반자이다.


취향이 비슷한 것은 물론이고,

생김새, 시선의 높이, 몸의 형태조차 비슷하다.


굳이 모성의 대물림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이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내 딸이구나'란 생각이 들 때면

기분이 묘해진다.


내가 딸이 나이 즈음에 느꼈을 감정,

부정적이지만 조심스럽고 구체적이며

긍정적이지만 협소하고 의심스러웠을 순간들을

이 아이 역시 끊임없이 마주하고 있을 테니까!


누군가는

섬세하다고 이야기하지만

또 다르게

우울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몸의 감정적 촉수들이

내게서 걸러지지 않고

딸이에게 대물림되었다는 것이

마냥 기쁘지 않다.


이런 딸이를 보며 나이든 엄마를 떠올린다.

뭉툭하고 걸러짐 없는 감정적 표현으로

힘들었던 젊은 엄마와 시간을 되돌려본다.

미웠던 것 이상으로 인정받고 싶었던 순간,

젊은 엄마가 나를 보며 느꼈을 감정을

나는 딸이에게 느끼고 있을지 모른다.


내 판박이 같은 딸이를 보며 느끼는

슬픔과 기쁨의 양가감정이

앞으로 어떤 물살을 타게 될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난 오늘_지금_여기 함께하는

딸이와의 순간이 좋다.

언어가 생략되어 있기에

우린 그저

끄적거리며 함께 바라보고, 느낌을 표현한다.

35년이란 나이차가 무색하게

딸이는 자라있고,

난 어려져 있어

관계의 높이는 동등하다.


새삼 딸이의 드로잉에서 느껴지는

직관력에 감탄하며,

난 늙은 엄마와 화해를 청할 용기를 얻는다.

비바람부는 날의 외출이

마냥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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