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밥•국•김치>
밥상 위엔 겨울과 봄이 공존한다.
겨울내내 우리의 밥상을 지켜주던 '김장김치'는 이제는 원숙미를 뽐내며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한다.
톡 쏘는 듯한 새콤한 맛과 잘 익어 어떤 음식에도 어울리는 맛이 일품이다.
봄인지 겨울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나를 위해
쫄깃한 살을 자랑하는 도다리와 단단한 겨울 땅을 뚫고 나온 쑥이 힘을 합쳐 '도다리쑥국'으로 봄이 왔음을 알려준다.
김장김치와 도다리쑥국이 밥상의 주인공 자리를 놓고 경쟁이라도 하려나 싶은 순간,
흔들림없이 두팔을 벌려 둘의 손을 잡아주는 건 바로 '밥'이다.
지난 해 봄, 여름, 가을을 지나는 동안 땅과 물과 태양의 기운을 받으며 누구보다 잘 기다려온 쌀이 불과 물을 만나 맛있는 밥이 되어 조용히 밥상을 지켜준다.
맛있는 밥은 입 속에서 씹히는 달고도 구수한 맛과 한알한알 터질 때의 식감도 예술이다.
잘 익은 김장김치와도, 향긋한 쑥국과도 조화를 이룬다.
김치는 김치대로
국은 국대로
밥은 밥대로
밥상 위에서 자기몫을 하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룬다.
갑자기 나는 어떤 사람일까?
밥일까? 국일까? 김치일까?
그러다
조직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김장김치가 선배세대라면
도다리쑥국은 후배가 될 수 있고
밥은 두세대를 이어주는 중간의 낀 세대쯤 될까?
도다리쑥국이 향긋함을 뽐내며 앞장서는 역할이라면, 김장김치는 조금은 뒤로 물러나 지켜보고 받쳐주는 역할, 밥은 둘이 잘 뭉쳐 굴러갈 수 있도록 밀어주는 역할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오늘 밥맛이 너무 좋아 밥을 과대평가하게 된지도.
아무튼 이 계절 밥상 위의 밥, 국, 김치는 정말 최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