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맞이

Sapa의 사과차를 기억하며

by leelawadee

사치코가 떨어진 사과를 주어온 게 있었다.

아침에 사과차를 만들면 좋겠다 싶어 앞치마를 두른다.


생각보다 많이 상했구나.

그냥 흠집 정도가 아니라 반이상을 도려낼 만큼 썩어있는, 그래서 그 주위로 벌레가 윙윙 맴돈다.

인상을 쓰면서 도려내고 깨끗한 부분만 남기니 못난이 사과가 되었다.


사과를 얇게 썰어 설탕과 섞어준다.

저절로 녹기를 기다릴까 말까 고민하다

그냥 숟가락으로 골고루 섞어주기로 했다.

생각보다 양이 많지 않아 까사메르시에 있는 병에 담으니딱 반이다.

위에 설탕을 한번 더 덮어주고 끝!


이제 일주일 후면 맛있는 사과차를 마실 수 있겠지?


추운 겨울, 사파에서 마셨던 홈메이드 애플티가 그리워진다.

시나몬스틱으로 저어가며, 달콤한 향과 함께 마셨던 따뜻한 사과차.



지난주엔 통영에서 '밤조림'을 만들었다.

경북 군위에서 산밤을 파는 분이 있어 주문했다.

밤은 직접 주워야 맛인데 말이지.


밤껍질이 마르기 전에 껍질만 깨내고

하룻밤, 베이킹 소다를 푼 물어 담궈놓았다.

아침에 일어나 그대로 약한 불에 삶고 끓으면 그 물을 버리고 새 물을 받아 또 끓여주었다.

2번 정도 하고 나니 물은 어느정도 투명해졌지만 아직 떫은 맛이 남아 있긴 했다.


밤에남아있는 떫은 맛을 내는 속껍질을 걷어내고 설탕과 물을 넣어 졸이기 시작했다.


조림이란 단어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걸쭉한 상태까지 기다리다 밤이 너무 삶아져 터지기 시작했다.


너무 욕심낸건가.

빨리 불을 끄고 밤을 소독한 병에 담았다.

국물도 함께 주어주었다.


그리고 부모님께 하루에 한알씩 드시라고 처방전을 발행했다.


무엇이든 해 본다는 건 참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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