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고 미안하다.

'청년'을 생각하며

by leelawadee

억울하다.

“이게 다 우리 잘못입니다.
우리 기성세대가 제대로 하지 못해 대한민국 청년들을 이렇게 만든 거예요.”

우리 기성세대라니!

평소 존경해 마지않던 교수님과의 대화에서 '나'는 나도 모르게 기성세대가 되어 있었다.

내가 왜 기성세대인지도 모르는 데 잘못까지 했다니 억울하다.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단 말인가.


우리도 힘들었다.

소위 말하는 명문대가 아니어서 대학 생활 동안 '졸업하고 취직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하며 미래를 걱정했고 장학금 받겠다고 온갖 머리를 짜내며 시험지를 빽빽하게 채웠다.

직장을 들어가서도 학연, 지연은 고사하고 그 흔한(?) 인연도 만나지 못하고 열심히 일했다.

지금도 여전히 청년의 마음으로 남들보다 조금 느리고 다르더라도 제대로 살기 위해 나름대로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기성세대’라니, 그것도 창창한 청년들의 미래를 망친 기성세대라니.


생각할수록 억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안하다.’

"지금 제 상태가 ‘제로’이기만 해도 이 숨 막히는 도시의 생활을 접고 시골로 갈 수 있어요. 적게 벌고, 적게 먹는 거 두렵지 않아요. 고등학교 졸업해서 취직해서 모아놓은 돈도 있었고 대학 4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는데도 대학을 졸업하는 순간 이미 전 ‘마이너스’ 인생이더라고요. ”

청년들과의 만남에서 실컷 어른 흉내를 내보려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더 미안한 것은 그들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힘내라, 꿈을 가져라'는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줄 뿐 이었다.

미안하다.


2015년 어느날의 생각을 옮겨적다.

매거진의 이전글너의 '너만'은 도대체 몇명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