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의 망고>

#청소년장편 #하와이 #첫사랑 #성장소설

by 이마리 정환

나에게 첫사랑의 색깔을 묻는다면 대답하리라. 그것은 초록빛 밍밍하고 풋풋한 맛이었다고, 내 기억 한 귀퉁이에 아련히 흐르고 있다고. 그게 솜털 보송한 녹색 햇망고 냄새였던가, 새콤달콤하지도 않은 연초록 사과였던가 했다. 이런 우정과 첫사랑을 겪으며 소년과 소녀는 성장한다. 눈부시게 푸르른 멜팅팟 하와이에서 아이들은 우정을 쌓고 수상한 일본계 담임을 만난다. 완전한 가족이 되지 못해 힘들어하는 하나와 아티프. 두 아이의 고통을 거들고 친구가 되어주는 주인공소년 조. 그는 처음 영어권 하와이에 살면서도 씩씩한 우리의 우상이다. 울고 웃으며 아이들은 눈부시게 성장한다.

누군가가 말했다. 죽은 후 저승길에 자기가 쓴 책 속의 주인공들이 마중 나온다고. 상하의 나라, 하얀 하와이 파도 소리 철썩이는 그곳에서 <그 여름의 망고> 속 주인공인 조와 하나가 달려올 것만 같다. 그러면 맨발. 벗고라도 그 애들 맞으러 달려 나가야지. 무덥고 돌파구 없던 검푸른 여름이 물러가고 아이들이 성장하듯 망고도 무르익었다. 단내 진동하는 과즙 풍성한 망고는 조심스레 다루어야 해. 연약한 첫사랑처럼 말이다. 모두의 첫사랑을 기억하고 첫사랑을 만들어가는 우리의 여름이여, 안녕.

근간에 4,5년 청소년 역사소설만 써오며 솔직히 힘들었다. 조선시대의 치부, 동학, 한국전, 독립운동사, 일제강점기 등의 역사물을 쓰며 상당히 힘들고 우울했다. 그 시대로 들어가 함께 호흡하고 현장감 있는 소설을 써야 한다는 나름 신념을 갖고 작업해 왔기에. 잠깐 머리를 돌리고 파란 하늘을 보았다. 솔직히 청소년이 잘 읽지도 않는 역사소설을 쓰는 나를 스스로 토닥이기도 했다. 그래도 덕분에 과거 한국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기회에 감사하기도 했다. 학창 시절에는 역사를 그리 좋아하지도 않고 점수도 아래서 놀았기에 말이다. 이제 K pop으로 뜨는 한류에 버금가는 문화를 가진 우리는 쓰라린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는 자긍심으로 새로운 마음을 다그치기도 했다.

기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그 여름의 망고>를 내놓았다. 첫사랑과 우정을 갖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것이 강렬하든 아니든 간에 말이다. 그 대상은 종교, 인종, 사회적 신분을 뛰어넘는 순수한 만남이고 사랑이다. 아무리 부와 미모가 최우선인 세상에서도 한 번쯤은 순수한 맘으로 누군가를 진정으로 좋아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살았던 멜팅팟 하와이를 배경으로 기억을 더듬으며 엮어간 청춘 소설. 다인종 친구들의 푸르른 성장을 만나보며 자신의 첫사랑의 기억을 꺼내어 상록의 하와이로 함께 떠나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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