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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에 홀리다 Mar 06. 2020

벚꽃? No, 아몬드 꽃!

Blossom Trail, Fresno California


삼월이다, 삼월!

그렇다 꽃피는 춘삼월이다.

가슴 설레게 하는 말, 삼월 그리고 봄.


어느 곳엔 겨울비가 처량하고,

또 어느 곳엔 눈꽃이 봄을 부른다.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겨울이 따뜻해지고 그에 따라 꽃소식도 들린다.

조금씩 앞당겨지는 계절에 마음 한편으론

초조하고 답답해지고,

또 한편으로는 서둘러 들려오는 이런저런 꽃소식에 마음이 설렌다.

                                        

                                                                                                                                 

따스한 봄날, 벌판엔 이미 야생화 한가득이다.

 

봄꽃 가운데 제일은 개나리, 진달랠까?

그도 아니면 영산홍, 유채, 산수유 또는 동백꽃일까?

이도 저도 아니면 벚꽃일까?

아니다. 제일은 없다.

다만, 좋아하는 것이 있을 뿐이다.


겨울도 따뜻한 고장 캘리포니아는

사시사철 꽃이 핀다.

한창 추울 12월, 1월에도

꽃이 피어나 눈을 호강시켜준다.

그렇다고 봄은 아니다.

꽃 몇 송이 피었다고 봄이 올리는 없다.

2월 아몬드 꽃 비 내리고 나면 ,

그제야 봄이 왔다고 말할 수 있다.


아몬드 농장, 활짝 핀 아몬드 꽃이 화려하다.


캘리포니아 중부 베이커스필드와 프레즈노,

아몬드 꽃의 향연은 여기에서 베풀어진다.

11월부터 꽃봉오리를 맺어 봄을 준비하다가

따스해지기 시작하는 2월이 오면  

꽃봉오리를 터트리기 시작한다.

2월 중순, 꽃은 흐드러지기 시작하여

3월 초순까지 여기저기 꽃 비를 뿌린다.


농장마다 개화 시기가 달라 이미 꽃이 진 나무들도 많다.


같은 종자라서 그럴까?

벚꽃과 아몬드 꽃은

빛깔도 생김새도, 나무의 모양에 꽃내음까지

거기에 흩날리는 꽃비도 서로 닮았다.


아몬드는 캘리포니아의 특산품이다.

세계 아몬드 생산량의 80%,

미국 생산량의 100%를 캘리포니아에서 생산한다.

그만큼 생산 농가도 많고,

농장 규모도 크고, 여전히 증가 추세에 있다.



그렇다고 농장에 아몬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농장은 드넓은 지역을 가득 메우고 있고,

크고 작은 수많은 농장들이 있으므로

거기에는 오렌지를 비롯하여, 아몬드, 자두, 복숭아, 사과, 올리브 등

다 헤아리기도 어려울 만큼 많다.

이 과일나무들도 꽃을 피우는 식물들이니

분홍빛 꽃과 하양 꽃들이  들판에 널려있다.


천도 복숭아, 백도, 자두, 살구 꽃이 흐드러진 들녘은 이미 한가득 봄이다.


또한 농장에 과일나무만 있는 것도 아니다.

갖은 채소들, 목화, 옥수수... 농장이 있으니

푸릇한 농장에, 이제 농사 준비를 하는 농장들까지

모두 저마다 다른 빛깔로 벌판을 수놓는다.

그런데도 들판이 온통 꽃밭으로 보이는 까닭은

꽃이 주는 강렬한 인상 때문일까?


멀리 킹스 캐니언, 세코이아 파크 국립공원엔 여전히 겨울이 남아있다.


벚꽃 보기 힘든 캘리포니아에서

아몬드 꽃이 알리는 봄소식을 듣고,

따스한 햇살에 몸을 맡겨

나른한 봄날 꽃비에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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