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로 돌아가는 중입니다.
단기적으로, 작더라도 성취감을 얻어야
오늘 하루도 살아냈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뭐라도 만들어내야 했다.
난 그럴싸하게 보이게 만드는 걸 잘한다.
나쁘게 말하면 허울만 좋은 거일 수 있지만, 좋게 말하면 순식간에 잠깐동안 반짝이는 걸 만드는 걸 잘한다. 그래서 요리라고 부르기에는 간단하지만 접시 위에 올리면 예쁜 핑거푸드나 디저트 같은 걸 만들고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이나 기록 아카이브에 올리곤 했다. 그럴싸하게 보이는 게 전부인 SNS에 딱이었다. 이런 식으로 나를 위한 한 끼를 차려먹고 기록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디자이너로 돌아가려면 의미 있는 결과물이 남는 쪽으로 시간을 써야 할 것 같아서 디자인 작업을 시작했다. 브랜딩 작업을 좋아하는 것도 그럴싸하게 보이기 좋아서이지 않을까?
최근에는 하루에 하나씩 총 4개의 디자인 공모전에 작업을 제출했다.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부터 기업, 국가기관까지 다양한 클라이언트들이 라우드소싱이라는 사이트에서 디자인 외주를 주고 이를 공모전 형태로 작업을 받아보곤 한다. 브랜딩, 로고 디자인부터 시작하려는 내게 조심스레 도전하기에 괜찮다 싶었다. 어찌 보면 레버리지 당하는 입장이기도 하지만, 그 입장에서 시스템을 살펴보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공모전에서 우승작으로 선정되지 않으면 수익은 발생하지 않지만, 단기적 성취감을 조금이나마 얻을 수 있었다.
'오늘도 뭔가 하나를 만들었구나'
'포트폴리오에 넣을 만한 뭔가를 하나 했구나'
이렇게 쌓아가다 보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나의 실력도 늘어있겠지?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에 대한 맷집이 생겨서 단단해지겠지?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도 늘어있겠지?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괜찮다며 마음을 단디 먹어본다.
돈이 되지 않아도 의미 있는 것들은 많으니까.
무엇이든 쌓아가는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
단기 목표를 성취해가다 보면 장기 목표에도 가까워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