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처음 맞는 주말이었어. 평일엔 출근을 해야 했어서 가고 싶었던 뉴욕의 명소들을 오늘에서야 좀 찾아다녔어
문 여는 시간에 맞춰 모마에 갔어. 고흐부터 앤디워홀까지 미술 교과서에 나왔던 그림들이 즐비했어.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제일기대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잭슨폴록이 그림이 기억에 남았어. 실제로 보니 정신없이 흩뿌려진 물감 자국들 사이에 전경과 배경이 있어서 공간감이 느껴졌어.
모마를 둘러본 후엔 베이글로 배를 채우고 록펠러 센터 앞에 있는 트리를 보러 갔어. 그리고 타임스퀘어에서 사진 몇 장 찍고 케이타운에 들려 친구가 부탁한 케이팝 음반을 샀어.
저녁식사는 베슬 앞 허드슨 야드의 식당에서 먹었어. 크리스마스를 맞아 베슬에도 불이 들어와 있었어. 베슬도 멋지고 음식도 맛있었어.
내가 사는 취리히와 여기 뉴욕은 정 반대의 도시인 것 같아. 취리히엔 산과 호수가 있고 뉴욕엔 높은 빌딩과 붐비는 쇼핑몰이 있어.
오늘은 오랜만에 관광객으로 보낸 하루였어. 뉴욕을 보고 경험하느라 바빠서 뉴욕에 없는 산과 호수에 대해 불평할 생각은 하지도 못했어.
취리히에 돌아가도 관광객의 마음으로 살아봐야겠단 생각이 들어. 취리히에서 없는 것들을 불평하느라 아름답고 평화로운 취리히를 맘껏 즐기고 있지 못했던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