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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미 Oct 14. 2022

6000명이 읽은 글과 50명이 읽은 글

내 글의 첫 번째 독자인 너에게

“조회수가 6000을 돌파했습니다!”

알림을 보고 숫자를 잘못 읽은 줄 알았어. 스위스 와서 음식을 해 먹기 시작했다는 얘기 기억나? 그 편지를 브런치에도 올렸는데, 60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그 글을 읽었어.

통계를 보니, 기타 경로로 유입된 조회수가 대부분이었어. 어디에 소개라도 된 걸까? 소개됐다면, 왜 소개된 걸까? 외국에서 보내는 일상이 흥미로웠던 걸까?


내가 지금까지 브런치에 올린 글 중에 제일 공들여 쓴 글은, “너의 칫솔과 나의 칫솔 꽂이”야. 내 브런치에 있는 유일한 픽션이지. 분량은 원고지 40매 정도여서, 단편소설도 되지 못하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픽션을 썼다는 게 뿌듯했어. 그 글도 많은 사람들이 읽어 주었어. 자그마치 쉰 명! 요즘 흥미진진한 웹소설들이 얼마나 많아. 그 와중에 심심한 내 글을 찾아 읽어준 사람이 쉰 명이나 있다니. 감사한 일이야.


픽션을 써야지 생각했던 이유는 별거 없어. 내 얘기가 다 떨어져서였어. 그 글 마지막 즈음에 주인공 친구인 소정이가 그런 말해.

“신고 벗을 때 말고, 신고 있을 때 편한 신발을 신어.”

사실 그게 그 글에서 하고 싶은 말의 전부였어. 시작하고 끝내기 편한 관계 말고, 머물 때 편안한 관계를 맺고 싶다는 말. 그런데 그 말을 뒷받침할 에피소드가 없는 거야. 그래서 지어내기로 했지.


나는 읽을만한 글을 쓰고 싶어. 그리고 오래 쓰고 싶어. 내가 쓸 수 있는 읽을만한 글은, 6000명이 읽은 편지글처럼 해외 일상을 소개하는 글 일 것 같은데, 오래 쓰려면 역시 지어내는 연습을 더 해야 할 것 같아. 여기 일상을 담은 픽션을 쓰면 되려나? 아이디어는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라도 줄거리생기면, 너한테 제일 먼저 얘기해 줄게. 나는 아직 햇병아리니까, 기죽지 않게 푸짐한 칭찬 부탁해.


2022.10.13. 오래 즐겁게 글 쓰고 싶은 유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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