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락호락 뉴스레터 이야기, 첫 번째
본 글은 호락호락 뉴스레터 1편에 기고한 글 중 일부를 발췌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뉴스레터 보기
잘 아는 노래죠. 몽환적이고 매혹적인 분위기의 노래로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노래입니다. 하지만 듣는 이의 처지대로 들리는 법, 저는 이 노래가 육아 중인 부모의 푸념 섞인 이야기 같더라고요.
전 생물학적으로는 아빠지만, 시간적으로는 위의 기사 속 엄마의 입장이네요. 갑작스러운 퇴사 후, 가사와 육아에 있어서 ‘부’에서 ‘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출퇴근하는 아내보다 더 많이 아이와 시간을 보내다 보니 느끼겠더라고요.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 날이면 24시간 틀 속에 어떻게든 저를 욱여넣어야 합니다. (이 글도 아이를 재우고 쓰기 시작한 글입니다. 다 쓰고 나서 시계를 보니, 새벽 5시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한 문제, 아이와 충분히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내 삶은 포기하기 싫은 그 딜레마에서 오는 것이겠죠. 이 것을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그런 고민을 안고 많은 글과 기사들을 찾아보았습니다. 다행히 워낙 모르는 게 많아서, 알수록 도움이 되더라고요. 저도 아빠는 처음이니까요. 부모가 되는 법을 어디서 배워본 적도 없고요.
위 주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도록 만드는 좋은 자료들을 비슷한 상황의 주변 지인들에게 하나 둘, 공유했는데, 또 보내달라는 요청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 이런 고민을 안고 사는 부모들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잡코리아가 자녀를 둔 직장인 905명에게 스스로가 판단하는 자신의 점수를 물은 결과, 직장인으로서는 100점 만점에 평균 72.4점을 매긴 반면, 부모 점수는 평균 61.2점을 줬다고 6일 밝혔다. 직장인보다 부모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 것이다.
워킹맘, 워킹대디들 “나는 60점짜리 부모”, 경향신문
위의 기사처럼 일과 육아 병행하는 직장인 부모들 대부분이 스스로를 60점짜리 부모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안쓰럽죠. 열심히 하는데 시험 성적 60점이라면, 교무실로 불려 갈 점수네요. 자신의 양육 방식을 아주 겸손하게 평가한 점수라기보다, 정말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요. 자신의 양육 방식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후한 점수를 주지 못했다 생각합니다. 자책과 반성이 느껴집니다. (재밌는 건 아빠들은 엄마들보다 더 관대하게 점수를 줬다 하네요. 우리.. 눈치가 없는 건가요..?)
그도 그럴 것이 아이를 키우는 것은 실전인데, 배우고 익힐 시간도 없을뿐더러, 상황이 우릴 기다려주지도 않습니다. 그나마 좀 익숙해질라치면 아이는 어느새 커버려 새로운 챌린지가 찾아오죠. 다시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물론 아이가 쑥쑥 자라나길 바라고 있지만요.
우리에겐 많은 정보가 필요합니다. 다행히 찾아보니 이 정보의 바닷속에 좋은 이야기와 자료들이 많더군요.
다만 시간이 부족한 제가, 그것들을 찾는데 시간을 써야 하는 게 문제죠. 내 고민을 살뜰히 이해해주고 필요한 내용들만 속속들이 보내준다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뉴스레터를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뉴스레터를 발행할 때마다 주제에 대한 글을 브런치에 연재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전우들에게 조금의 힘을 보태기 위해서랄까요.
물론 그 방법에는 원칙이 있습니다. 요즘 누군가에게 필요 이상으로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행동을 'TMI'라 하죠? 아시겠지만, 이건 칭찬이 아니라 조롱에 가깝습니다. 바라지 않았던 상대의 일장 연설이 내 아까운 시간을 축내고 있으니까요. 오히려 적은 양의 정보라도 필요와 요구대로 알맞게 제공하는 것이 미덕인 세상입니다. 언젠가 개그맨 김수용 씨가 <전지적 참견 시점>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와 간결한 말로 패널들에게 재미를 주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통쾌함을 선사하는 그에게 PMI라고 이야기합니다. 정보를 좀 더 달라는 거죠.
육아와 자녀교육에 대한 인사이트 나눔, PMI의 정신으로 출발해보려고 합니다.
나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 우리 아이만큼은 호락호락하게 살게 하고 싶은 마음으로요.
전우님들, 아니, 저와 비슷한 밀레니얼 세대 부모님들의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