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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재 Aug 25. 2020

차라리 내가 아프고 말지

호락호락 뉴스레터 이야기, 두 번째

본 글은 호락호락 뉴스레터 2편에 기고한 글 중 일부를 발췌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뉴스레터 보기



“에취!” 


 간밤에 무슨 재채기를 그리하나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아이의 칭얼대는 목소리를 들어보니 누가 코를 집게로 잡아놓은 듯합니다. 아뿔싸, 잔뜩 코를 머금은 잠긴 목소리의 이유는 분명, 콧물입니다.

"나 오늘 기분 얼굴에 쓰여있지? 건들지 마"

 흐르는 콧물을 손으로 훔치지만 24개월 아이가 얼마나 섬세할까요. 얼굴에 비벼 바른 격이죠. 콧물의 끈적임은 헝클어진 머리를 바위의 널린 미역줄기 마냥 얼굴 군데군데 붙이고 맙니다. 성가시지 않도록 자주 닦아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변이 헐기 시작합니다. 이젠 물티슈를   손이 자신의 근처에만 가도 줄행랑입니다. 최소 피아식별만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네요. 거부하는 아이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결국, 병원에 가서 처방을 받고 약을 지어왔습니다. 물론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병원 가는 낌새를 눈치챈 아이의 짜증을 받아내며 꿋꿋이 나갈 채비를 하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클라이맥스는 의사 선생님과의 인사하는 순간입니다. 순박한 미소를 지으앉아 있는  아저씨가 바이러스로부터 구해줄 히어로라고! 너가 이걸 안다면 이렇게 서럽게 울지 않았을 텐데.. 소아과 의사에서 갑자기 악당이 되는 상황이 , 우리 아이에게만 일까요. 고객으로부터 환대받지 못하는  가엾은 의사 선생님은 사력을 다해 발버둥 치는 아이를 노련하게 제압합니다. 그렇게  안과  속을 들여다보고는 코감기와 약간의 중이염 증상이 있다고 말해줍니다.


 생활의 리듬이 깨지니 쉽게 짜증을 부리고 칭얼댈 수밖에요. 그런데 그런 누구 때문에 출근도 늦어지고 일정에 차질이 생긴 저야말로 생활의 리듬이 완전히 틀어졌는데, 저는 누구에게 투정 부려야 하나요. 아닙니다. 그런 생각은 일단 잠시 접고 아이가 낫는 것부터 집중을 다해야 합니다.


 아이가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모든 감각에 예민해지나 봅니다. 제 모든 행동에 아이 눈치를 살핍니다. 그런데 그 감각의 범위에 미각도 포함된다는 게 절망적입니다. 먹질 않습니다. 밥을 잘 먹어야 이 고리를 끊을 수 있는데 말이죠. 게다가 왜 약은 그렇게 맛이 없는 건지, 약을 먹이다 울음을 터뜨리기 일쑤입니다. 아이의 콧물을 줄이도록 하는 모든 행위가 아이의 콧물을 만드는 이유라니, 이를 보는 부모는 참 무력할 뿐입니다. 차라리 내가 백 번 아프고 말지..

"닦지 마!"

 좋지 않은 몸상태로 하루를 보내 피곤하긴 하나 봅니다. 평소보다 일찍 잠에 듭니다. 그르렁그르렁. 콧물로 숨을 쉬기 힘든지 입을 열고 코를 골죠. 난데없는 코골이에 순간 미소를 짓다가도 불편할 아이를 생각하면 안타까울 뿐입니다.


'아이고, 내가 아프고 말지..'


 대신 아파주고 싶은 마음. 분명 모든 부모가 동일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아이가 아프거나 다쳤을 때. 손 놓고 발만 동동 구를 수는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의 발 빠르고 올바른 대처만이 아이와 부모의 에너지와 일상의 소요를 줄일 수 있습니다.  호락호락 제2호의 글들은 이런 상황에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해줍니다. 더불어 자체적으로 만든 자료도 받아 가세요! 바로 우리 아이 상비약 체크리스트.xlsx 자, 이제 여러분은 그 순간을 대비할 준비가 되셨나요? 요즘 집에만 있어서 안전하시다고요?


 우리 집이 위험존? 어린이 가정 안전사고 대처법 (키즈현대)

 어린이 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 바로 집이라고 합니다. 한국소비자원은 2017년에 접수된 만 14세 이하의 어린이 안전사고를 분석했는데요. (...) 다른 장소에 비해 주택에서 압도적으로 어린이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전체 어린이 안전사고의 68.5%에 달하는 수치라고 하네요.


 물론 다치면 안 되겠지만, 그런 순간 여러분은 무엇을 가장 먼저 떠올리실까요. 그럴 때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간다? 틀렸습니다. 바로 119에 전화를 해야 합니다. 전화해서 응급처치를 묻고, 어느 병원의 응급실로 가야 하는지 안내를 받아야 합니다. 아래 기사의 기자는 그런 것을 모르고, 15개월 딸의 이마가 식탁 유리에 부딪쳐 피가 흐르자 바로 집 근처 큰 병원으로만 달려갔다고 합니다. 하지만 도착한 병원에는 성형외과 당직의가 없어 아이의 이마를 꿰맬 수가 없었다고 하죠. 다시 부랴부랴 다른 병원 응급실로 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합니다.

[‘초보 아빠’ 권 기자의 육아일기㊱] 예기치 못한 사고, 미리 대비하세요(시사 위크)


 부디 이런 순간은 겪지 말아야겠지만, 에너지를 사정없이 방출하는 아이들에게는 발생할 수도 있는 사고입니다. 그럴 때 대부분의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기 마련이죠. 어디가 아픈 건지 갑자기 우는 아이를 대할 때도 마찬가지고요. 그땐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 밀레니얼 세대 부모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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