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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재 Sep 19. 2020

우리, '둘째' 낳을 수 있을까?

호락호락 뉴스레터 이야기, 세 번째

그 누구가 말했던가요. 아는 것이 힘이라고 

알면 알수록 무력해지는 부모의 세상. 


 누군가에게 아빠, 엄마 소리 듣는 게 이렇게 고된 일인지 몰랐습니다. 부모는 그냥 저절로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니, 온통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들 투성입니다. 그것도 아이의 발달 과정에 맞춰서 항상 새로워집니다. 끝이 없죠. 모든 부모에게 해당됩니다. 전업 주부는 그 짐을 전부 혼자 떠안아 문제일 것이고, 맞벌이 부부는 그것을 어느 시간에 욱여넣어야 할지부터 문제입니다. 분주한 일상을 마친 늦은 밤, 가끔 ‘과연 우리가 잘키울 수 있을까?'하는 한 숨 섞인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희에게 '둘째’ 라니요. 겁부터 납니다.  


 그나저나 대체 1명 더 낳아야 한다는 강박은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요? 왜 4인 가족이죠? 그저 승용차 좌석을 모두 채운 가정이 건강한 가정의 표상인 것처럼 여겨지는 풍토 때문일까요? 그러고 보니 저와 같은 물음과 인식을 바탕으로 하지 않았을까하는 광고도 보입니다. 최근 자동차 광고에 3인 가족을 배경으로 하는 광고가 등장했습니다. 광고 바로보기

카니발 광고 - 음악편 | 기아자동차 TVC @유튜브 '현대자동차그룹'

 물론 '하나보단 둘, 둘보다는 셋'이라는 말도 어느 정도 공감은 합니다. 어린 시절 기억으로 “우리 형한테 이를 거야.”라는 친구의 말은 또래에서 엄청난 권력을 만들었습니다. 그 위력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날수록 커졌습니다. 재밌는 건 실제로 형을 불러낸 친구는 거의 없었습니다. 동생의 그런 송사를 해결해주려는 친절한 형들은 보지 못했죠. 그래도 형이 있다는 친구의 말 자체가 부러웠습니다. 다행히 제 여동생은 그와 비슷한 상황에서 오빠 찬스를 썼던 때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오빠의 친구들까지도 친하게 지내다보니 친구들 사이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이제는 하나뿐인 조카에게 무한 애정을 쏟고 있는 고모입니다. 아내 또한 저처럼 동기간의 우애를 느끼며 살아왔기 때문에 이 혹독한 세상 속, 같은 유전자를 공유하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한 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훈훈한 남매.jpg @인스타그램 'dbqudwo333'

 하지만 지금 저희 부부에게 중요한 건, 감당할 자신이 있냐는 것입니다. 비용이라는 현실적인 관점을 차치하더라도 아이 한 명에게 쏟아야 하는 집중과 노력의 양을 깨닫다 보니 둘째의 탄생 이후부터의 삶의 모습이 여간 걱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깜냥에 아직 확신이 없는 것이지요. 세계 최고의 아이로 키우겠다는 엄청난 포부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아래 기사를 보면 최근 ‘둘째’ 엄두를 내지 못하는 부부가 저희뿐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내놓은 ‘자녀 출산실태와 정책 함의’ 보고서를 보면,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결과 15∼49살 기혼여성이 원하는 평균 이상자녀수는 2.16명으로 나타났다. 2015년 조사 당시 이상자녀수 2.25명보다는 줄어든 수치이나 대체로 두 자녀를 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출산한 자녀수와 향후 출산을 고려한 자녀수를 합친 평균 기대자녀수는 1.92명이었다. 연구진은 “출산계획을 고려한 기대자녀수가 이상자녀수에 미치지 못하는 건, 원하는 만큼의 자녀 출산에 어려움이 있음을 의미한다”며 “기혼여성 가운데 ‘전문가로서의 경력을 쌓기 위해선’ 무자녀가 적정하다고 응답한 비율(37.5%)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등 일·가정 양립이 어렵고 자녀 양육에 많은 비용이 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혼여성 “두 자녀 희망”…현실은 “둘째 생각 접어”, <베이비트리> 2019.02.28


 누군가는 말합니다. 둘째를 낳아야 하는지의 고민은 아내의 월경이 끝나는 바로 전 날까지 할 거라고요. 그만큼 제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는 같은 고민을 안고 계신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는 이미 이 난제를 해결하시고, 2대 2로 윷놀이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죠. 그 중에는 저를 따뜻하게 격려해주시는 분도, 반대로 손사래 치며 격하게 만류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스스로 확신을 갖는데 도움을 받고 싶은 마음에 실제 다른 분들의 결정과 생각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호락호락 뉴스레터>에는 둘째를 낳아야 하는지를 주제로 대립되는 의견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호락호락 3회차 뉴스레터 바로가기> 


 물론 아이는 가지고 싶다 해서 만들 수 있는 존재는 아닙니다. 귀중한 선물입니다. 하지만 준비하는 만큼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런 고민을 한 번 늘어뜨려보았습니다. 정답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가정을 일구는 모양과 방식은 세상의 존재하는 가족의 수만큼 다양할 것입니다. 저희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먼훗날을 그려봅니다. 노년에 이 일기 같은 글을 다시 읽어 내려갈 때는 어떤 상황일지 궁금합니다. ‘복작복작' 소란스럽고 수선스러운 손자들 틈 속에서 간신히 읽고 있을까요 아니면 차분하게 커피 한 잔 마시며 글을 음미하고 있을까요? 



 여러분! <호락호락 뉴스레터>가 인스타를 오픈했습니다. 인스타툰 형태로 인스타그램에서의 최적화된 콘텐츠로 많은 분들과 소통하려합니다. 많은 격려와 성원, 그리고 관심 부탁드려요. 격려=좋아요, 성원=댓글, 관심=팔로우 입니다... 부디...  <호락호락 인스타 바로가기> @hello.hor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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