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방 호은당의 뒷 이야기

<에피소드 6-대를 잇는 자> 해설

by 혜니




<에피소드 6-대를 잇는 자>


※보리수나무

… 생약명은 우내자. 우리나라 전국의 산야에 천연 분포하고 약 4m 정도 자란다. 내한성이 강하지만 내음성이 약하다. 그러나 뿌리에 질소를 고정할 수 있어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4~6월에 백색이나 연한 황색 꽃이 피며, 향기가 좋고 꿀이 많아 꽃이 필 때면 벌들이 많이 모여든다. 10월경에 열매가 빨갛게 익는데, 열매에 하얀 점이 점점이 찍혀있다. 보리가 여물 때 익는 열매라 하여 보리수나무라 부르게 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열매의 맛은 약간 떫으면서도 달짝지근하여 먹을 수 있다. 옛날에는 임금에게 진상도 했다고 한다.

비슷한 나무로 중국이나 일본에서 들어와 조경수로 심는 뜰보리수 또는 왕보리수나무가 있는데, 1.5cm 정도 되는 긴 타원형 열매가 7월 중순경이 빨갛게 익어서 보기가 아주 좋다. 또한 남부지방 해안가 표고 400m 이하의 양지바른 곳에 자라는 보리장나무도 있다. 백색 꽃이 11월경에 피고 4~5월경에 빨간 열매를 맺는다. 지방에 따라서 보리수나무를 보리똥나무, 뻐루똥나무, 볼데, 보리화주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부른다.

흔히 사찰에서 이야기하는 보리수나무는 피나무(달피나무)를 말하는 것으로, 피나무의 동그란 열매를 염주의 재료로, 목재는 목탁을 만드는 데 쓴다. 내력은 알 수 없지만 어느샌가부터 피나무를 보리수나무라고 부르게 됐다.

이야기 속 보리수나무는 피나무가 아니라 붉은 열매를 맺는 일반적인 보리수나무이다.

보리수나무는 약으로 많이 쓰인다. 주로 가래, 기침, 천식 등의 호흡기 질환과 고혈압에 약용한다. 어린 가지와 잎을 건조해서 차로 마셔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열매를 따서 설탕에 재어 효소를 담아 천식 치료제로 쓰기도 한다. 잎은 달여서 티눈과 십이지장충을 없애는 데 쓰고, 여자들의 월경이 멈추지 않고 계속될 때 열매와 줄기를 달여 복용해 치료하기도 한다.

관목류라 크기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목재가 단단하고 잘 쪼개지지 않아 농기구나 지팡이를 만들면 아주 좋다.

독성은 없지만 증상이 치유되면 복용을 중지해야 한다.


※국화차

… 국화과 식물은 전 세계에 널리 분포하며, 약 2,000여 종이 알려져 있다. 꽃을 식용으로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이다. 쓴맛이 적고 향이 좋은 것을 선택하여 식용으로 해도 되지만 품종에 따라서는 쓴맛이 강해 식용으로 적합하지 않은 것이 많다.

산국은 10~11월에 걸쳐 전국의 야산에서 황색 꽃을 피우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이다. 산국은 야국(野菊)이라고도 하며 감국과 함께 해열, 해독, 진통, 소염의 효능이 있다. 중추신경 진정작용, 혈액 강화작용, 결핵균을 비롯한 각종 바이러스에 대한 억제 효과가 있고 비타민 A가 많아 눈에 좋다.

국화차는 심신을 안정시켜 숙면을 취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 수면의 질을 향상하는 효과가 있어 예로부터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왕의 수면제로도 사용되었다. 서리를 맞고 핀 국화를 따 술을 담그기도 한다.

시중에 섭취하기 쉬운 국화차 제품이 아주 다양하다.


※괴시

… 조선민담집(朝鮮民譚集)에 나오는 ‘감동이 설화’에 등장하는 감으로, 먹으면 아이를 잉태하게 된다. 문헌상에는 특별한 이름이 없고 그저 감이라고만 쓰여 있다. 생김새도 보통 감과 비슷하며 별다른 특징이 없다. 맛도 일반 감과 같다고 한다. 괴시의 경우 거의 모든 정보가 베일에 싸여 있는데, 어느 지역 혹은 어떤 환경에서 자라는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 또 이 감을 먹으면 어떤 원리로 인간을 잉태하는지에 대해 알려진 바도 없다. 다만 이 감을 재배하는 특정한 사람이 있고, 때가 되면 이를 사람들에게 판매한다는 사실만 알려져 있다.

아이를 원하는 부녀자들이 대부분 구매하며, 남성이 먹었을 때는 효과를 볼 수 없다. 괴시는 볕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하며, 반드시 온전한 감 하나를 다 먹어야 한다. 만약 감을 반쪽만 먹으면 인체 모든 기관이 반밖에 없는 아이가 태어난다. 한편 이 감을 먹고 태어난 아이는 무예에 능하고 힘이 뛰어나 나라에 큰 힘이 된다.


+감동이 설화

나이 마흔이 되도록 아이가 없는 부인이 있었다. 어느 날 수상한 감 장수가 감 하나를 주면 이를 먹으면 아이를 잉태할 것이라고 하였다. 여인은 이를 찬장에 두었는데, 쥐가 감의 절반을 먹어버렸다. 이에 놀란 여인은 나머지 감을 먹었고, 열 달이 지나 아이를 낳았는데 팔, 다리, 눈, 모두 반쪽만 있는 사내아이를 낳았다. 이 아이를 두고 사람들은 감동이라고 불렀다.





은미 씨는 정우 씨와 별도로 인터뷰하기를 원했다. 정우 씨는 연화 선녀와 함께 대기하고, 은미 씨와 마주 앉았다.

작가는 제일 먼저 고부에게 처방한 약이 무엇이냐 물었다. 은미 씨는 감이요. 했다. 무슨 감인가 물었더니, 아이를 가질 수 있게 하는 괴시라는 감이라고 한다.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지만, 감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에게 감을 파는 사람이 올 거라고 했다. 그 감의 가격은 얼마인지, 은미 씨도 그에게서 구입하느냐 물었다. 은미 씨는 빙긋 웃으며 자신은 감이 열리면 그때 따러 가면 된다고 했다.


어째서 그 고부에게 괴시를 주었냐 물었다. 은미 씨는 하나밖에 남지 않아서 정말 정말 주기 싫었는데, 며느리가 너무 가여워 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진맥을 해 보니, 정말로 아무런 문제도 없는 건강한 사람이었는데 자신의 앞에서도 며느리를 타박하고 무시하는 시모를 보니 왠지 얄밉기도 하였고 한 편으로는 너무나 안쓰럽고 가여웠다고 했다.

두 사람이 나누어 먹으면 안 된다고 이야기해 주었느냐는 말에 은미 씨는 그럼요. 하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을 보니 조금 수상쩍다. 그녀는 고부가 괴시를 먹을 것을 예상한 것 같았다. 혹시나 해서 넌지시 물어보았더니 은미 씨는 빙그레 웃었다.


“대를 잇는 게 목적이면, 누가 낳아도 상관없잖아요.”




이후 들어온 정우 씨는 인터뷰 수첩 좀 보여 달라며 매달렸다. 왜 그러나 했더니, 정말로 뭘 줬는지 궁금해서 그렇다고 한다. 정우 씨는 은미 씨가 괴시를 처방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나는 그냥 입을 다물고 정우 씨에게 질문했다. 날로 요리 실력이 늘어 가는데, 오늘 저녁 메뉴가 무엇인가 물어보았다. 정우 씨는 씩 웃으며 오늘은 회식이니 작가님은 빠지세요. 했다. 대신 후에 맥주를 사겠다고 약속했다. 작가는 회식에 끼지 않기로 했다.


연화 선녀는 인터뷰 예정이 없었지만, 당당히 쳐들어온 그 기세에 눌려 질문했다.


작가-선녀님께 점사를 보고 호은당을 소개받으려면, 어느 정도의 사회적 지위를 가져야 하며 어느 정도의 재물이 있어야 합니까?

연화 선녀-자기는 내가 공짜로 봐줄게. 대신 다음에 올 때 메로나 하나만 사다 줘. 아빠는 안 사주거든.

작가-그럼... 저는 언제쯤 큰돈을 벌 수 있습니까? 얼마 전에 주식을 좀 샀는데...

연화 선녀-주식 같은 소리 하고 나자빠졌네. 자기는 그냥 지금 하는 일이나 열심히 해.


그 순간은 기분이 아주 나빴지만, 내가 큰 맘먹고 사 둔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었다는 것을 그날 저녁에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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