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아가 만나기까지
확 달라질 우리 집 풍경이 그려진다.
다른 생각이 비집고 들어올 새 없이 아기를 돌보느라 바쁠 우리 두 사람. 출산을 3개월 앞두고 이미 내 정신은 온통 아이 용품 구매에 쏠려있다. 그러려고 그러는 게 아닌데 회사 스케줄을 자꾸 잊는다. 어느 임신 출산 매거진에서 그랬다. '임신 건망증'이라는 게 실제로 있다고. 아이를 갖는 순간부터 여성의 뇌는 아이를 보호하는 데 최적화된 몸을 만들기 위해 집중한다고 한다. 물론 그 와중에도 커리어 우먼들을 다르겠지?
어제는 한 달 만에 탱이(아가 태명)를 보고 왔다. 이미 너무 커버려서 한 화면에 모두 담지 못하는 탱이. 콧볼이 똥그란 게 나를 닮았고 뻐끔뻐끔 입 모양은 남편을 닮았다. 누구를 더 닮았을까! 아쉽게도 우리 초보 부부는 4D 입체초음파를 신청하지 않았다. 입체초음파는 아이의 생김새를 일반초음파보다 더 정밀하게 봐주는데, 이때 찍힌 아이의 얼굴이 실제 태어난 아가의 얼굴과 똑 닮았다고 한다. 그러니까 누구를 닮았는지 미리 알 수 있단다. 아이의 얼굴을 시도 때도 없이 변하니까 굳이 지금 얼굴을 확인해야 하나 하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예비 엄마 아빠의 마음은 또 다르더라.
우리도 너무너무 궁금했지만 비싼 비용에 과감히 패스! 를 외쳤다. 어느 대학병원은 서비스로 봐주기도 한다는데, 우리가 다니는 병원은 무려 8만 원이란 거금을 내야 했다. 양수검사로 보조금을 모두 날린 우리 부부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 남편은 입이 닳도록 말한다. "아쉬워도 태어나면 사진 많이 찍어주자!"
탱이는 벌써 850G의 무게를 자랑한다. 양수 무게를 포함하면 대략 1KG을 넘어선다. 어쩐지 요즘 계단을 오를 때 숨 고르기가 어렵더라니, 이렇게 아이가 많이 커서 그런 거였다. 출산을 걱정하는 나에게 주변에서는 '아이가 쑥쑥 커서 좋겠어요', '아이가 크고 싶은 만큼 그게 내버려 두어요~~'하지만, 울 엄마는 아이가 크면 내가 낳을 때 고생할까 봐서 걱정한다. 엄마의 내리사랑... 탱이를 낳고 나면 더 뼈저리게 알겠지 엄마께 입은 은덕을.
육아용품을 준비하면서 고민할 게 참 많다. 어느 브랜드 상품을 사야 하는지, 이 정도 가격이면 합리적으로 구매하는 건지, 당근에 올라온 이 물건은 깨끗한 건지, 작년에 나온 새 상품을 사는 게 맞을지 아니면 신규 모델로 헌 제품을 당근 하는 게 맞을지 등. 참 이럴 때 힘이 되는 게 친구들이다. 가장 근래 아이를 출산한 내 친구가 갑작스레 전화를 걸어와 나에게 물려줄 수 있는 물건들을 한참 나열한다. 참 고마운 친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