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지워내는 연습

아니, 감사를 더 기억하는 연습

by 이나영

공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2023년 8월 무더운 여름날,

어디로부터 기인한 증상인지를 알 수 없어 두렵기만 했다.


내가 가진 가장 큰 증세는 심장이 미친듯이 뛰어제끼는 상태.

심박수가 180을 웃돌았다. 그냥 가만히 앉아만 있는데도!

심박수를 조절하는 약을 먹어보자는 말이 감사하지만서도 기분이 나빴다.

내가 왜....?


2024년 10월 그 어느께쯤, 공황약을 그만 먹어도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예스!!!! 이제 이 힘듦은 끝이구나!!!! 라고 속으로 소리지르고 있는 나에게 의사 선생님께서 "그런데 혹시나 증상이 다시 나타나면 꼭 오세요" 라고 말했다.

무슨, 증상이 왜 또 나타나.


아, 그런데 한달 후부터 호흡이 안되기를 시작되었다.

호흡이 안되??? 숨이 안쉬어진다니. 과호흡이 시작된거다.

죽을 것 같다는 공포가 시작되었다.

겨드랑이 아래가 뻐근하고, 어깨가 무너져 내리는 것 같고, 숨이 늘 벅찬 느낌이고, 머리가 어지럽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중에도 벌렁벌렁 두근대는 내 심장이 대체 왜 뛰는 것인가 고민중이다.


심장에 문제가 있나? 협심증? 급성심근경색? 이대로 나 세상과 빠이빠이?

하필이면 저번에 콜레스테롤이 조금 높게 나왔었는데 그거 진짜 나 죽나? 약 먹을 걸 그랬나?

그냥 내가 불안한가? 내가 왜? 지금 불안할게 뭐가 있지? 나 지금 괜찮을텐데?

손끝이 왜 더 차가워지는 것 같지? 겨드랑이 쪽이 뻐근한데? 아 지금 좀 어지러운데?

등이 뻐근하네? 음 머리가 멍하고 띵하게 붓는 느낌인거 같기도? 음 숨이 가쁜데?

한숨을 좀 쉬어볼까? 뭐가 문제지?




그런데 이런 생각은 정말 끝이 없이 꼬리를 문다.

문제는 이 생각이 오히려 내 몸을 아프게 만든다. 그걸 어디서 아냐면,

내가 뭔가에 제대로 집중하고 있을 때는 이 아픔이나 불편함을 순간 잊어버릴 때가 있다는 것.

몸이 불편해서 불안한 생각이 꼬리에 물다가도 지금 당장 눈 앞에 집중해야 할 일로 집중하고 있다 보면 어느 순간 불편함을 잊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다가 순간 다시 옆구리가 결리거나, 숨이 벅차거나, 심장이 급히 뛰어 뻐근한 듯 싶으면 다시 불편과 불안이 찾아오는 것이지.


우울증이 마음의 감기라고들 하지 않는가.

불안은 마음의 근육이 다 소실된 상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내가 겪어가면서 그런 생각이 든다.

사람이 몸의 근육이 자꾸 빠지면 문제가 없는 상태였다 해도 버티질 못해 병이 된다.

근육이 없으면 뭔가를 오래 지속할 체력도 없어진다.

그런 근육 없는 사람이 보약을 지어먹고 영양제만 챙겨 먹는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영양가 있는 음식과, 적절한 운동이라는 건강한 스트레스를 몸에 줘서 근육통을 느껴가며 근육을 만들어야지만 건강한 삶을 스스로 영위할 수 있게 될 것 아닌가.


똑같이, 불안함은 마음이 회복하고 운동하고 탄성있게 올라와줄 그 마음의 근육이 점점 계속 소실되어 버려서 약을 먹는다고 나을 것이 아닌 것 같다.

내 마음에 영양가 있는 것을 공급하고, 내 마음에 적절한 스트레스를 줘서 적당한 긴장도 느끼고, 나처럼 너무 과한 스트레스가 문제였던 사람은 과한 것에서부터는 멀리 떨어지고, 충분히 쉬게 해줌으로써

근육이 없어서 흐물거리는 마음의 부분에 근육을 채워넣고

단단히 굳어 움직이지 못할 만큼 딱딱해진 마음의 부분에는 탄력성을 주는 과정이 지금 필요한 것 같다.




그렇게 불안함을 없애는 연습을 하려고 이 생각, 저 행동 알아보다 보니

문득 깨달은 것은, 불안을 없애겠다는 이 모든 일련의 과정들이 내가 계속해서 "나는 불안한 상태이다"를 스스로에게 자각시키고 있었다는 것이다...!


왜, 교훈이 있는 이야기 중에 그런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선생님이 마음과 생각을 다스리고 싶다는 학생에게 원숭이를 계속해서 생각해보라고 했다고 한다.

학생이 하루 종일 원숭이를 생각했다.

그리고 선생님이 그 다음날, 이번에는 원숭이를 생각하지 말아보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무리 학생이 원숭이를 생각을 안할래야 안할수가 없더란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하자 선생님께서 "원숭이가 아닌 코끼리만 생각해보면 된단다." 라고 가르쳐주었다는 이야기.


어쩌면 나도 '불안하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더 불안한 상태임을 나 스스로에게 알려주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깨달은 것!

생각의 구도를 완전히 바꿔서 "오늘 감사해야지! 지금 감사해야지! 오 이게 너무 감사하다!" 라고 생각하기.


그러고 나서 해보려고 하니까 참 웃긴게 사람이 불안해하고 원망하는 마음들은 시키지 않아도 줄줄줄 나열되는데, 감사하려는 마음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기가 참 어렵다.


아유 내가 이렇게 일을 마무리 하고 글을 쓸 수 있다니 .. 감사하군

아니 그런데 왜 또 저렇게 연락을 해? ___ 라던지,

꼭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라치면 중간중간 불쑥불쑥 생기는 불편함, 불안함, 원망과 짜증이 내게 보인다.

이미 내 마음의 상태가 불편,불안,원망,짜증이 습관화되었다는 의미일거다.

결국 감사하는 마음이 안되는 건 지금 내 마음 상태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 .. (훌쩍)


몸의 근육, 그 복근 한번 갖기도 참 힘든데,

보이지 않는 마음의 근육이 탄탄하고 탄성있고 부드러워지는 데도 분명 꾸준히 시간이 필요할 거다.


그러니까 또 '감사하는 게 어렵잖아? 잘 안되잖아?' 로 나를 불편해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기로 하자.

그냥 '어이쿠' 하는 마음으로 다시 감사하는 시간을 확보해봐야겠다.

지금 인상 확 찌푸리고 글 쓰고 있는 나 자신아!

인상 피고 감사하는 말을 입으로 탁 내뱉어보자!

내가 감사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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