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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하태평 Sep 02. 2020

2주년 감사 인사

  

제가 글을 올리기 시작한 지 꼭 2주년이 되었습니다. 글을 쓰면 ‘브런치“와 ’ 네이버 블로그‘ 양쪽에 올리는데, 브런치는 <천하태평>, 네이버 블로그는 <좌우지간 천하태평>이라는 작가명을 씁니다. 내용은 똑같습니다.    

 

네이버에 99개, 브런치에 89개의 글이 올라와 있군요. 숫자에 차이가 나는 것은 ‘딸에게 쓰는 편지’를 올리면서 너무너무너무 재미없는 몇 개를 브런치에서는 뺐거든요. 원래 ‘딸에게 쓰는 편지’ 1 ‘마지막 편지’에서 28 ‘살아남은 자의 기쁨’까지는 기존의 글을 그냥 올린 것입니다. ‘우리 영화 한 잔 할까’의 글도 <쇼생크 탈출>에서 <콜래트럴>까지만 새로 쓴 것입니다. 2년에 99개면 적지 않은 숫자 같지만, 막상 실제로 쓴 것은 편지글 48개 포함 53개입니다.     


조회수를 살펴볼까요? 베스트 5만 적겠습니다. 브런치의 1위는 ‘홍상수란 무엇인가?’인데요, 잠시 큰길에 노출되어 한순간 조회수가 급증했습니다. 그래서 순위에서 제외할게요.     


2. ‘전도된 세상. 그 꿈과 현실 사이; 영화 <해피 엔드>’ (조회수 2268)

3.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영화 <한공주>’ (조회수 1863)

4. 딸에게 쓰는 편지 53;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의 5단계 1 (조회수 1810)

5. ‘떠도는 소문들의 세계; 영화 <곡성> (조회수 1261)

6. ‘지금도 그놈은 살아있다; 영화 <살인의 추억> (조회수 1115)     


네이버 블로그를 찾는 사람은 더 적습니다. 그래서 1000 이상은 2개밖에 없네요.     


1. ‘전도된 세상. 그 꿈과 현실 사이의 위태로운 파도타기; 영화 <해피엔드> (조회수 4856)

2. ‘일초 이초 삼초 안에 대답하세요. 기적을 믿으십니까; 영화 <사마리아> (조회수 1220)     


그나마 영화에 관한 글이 조회수가 많네요. 이제는 과거의 영역이라 더 이상 손대지 않을 생각입니다.   

  

10년 작정하고 시작한 글쓰기라 아직 7,8년 남았는데 고민이 많습니다. 물론 판타지 소설을 쓰는 게 요즘 주업이라, 그 결과가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여러분과 소통을 하고자 시작한 글쓰기인데, 이런 정도면 저에게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먼저 조회수.

제가 무명이기에 조회수가 적은 것은 일면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조회수가 늘지 않는 것은 문제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쓰는 글의 내용이 여러분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내용이 아닌 거지요.     


그러면 대중이 좋아하는 소재를 써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제 영역이 아닙니다. 아까 소통하기 위해 글을 쓴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대중의 입맛에 저를 맞추지는 못하겠어요. 능력도 안되고, 제 스타일도 아닙니다. 저는 대중에게 재미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제가 할 일은 ‘환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글을 읽는 시간이 가볍게, 잠깐 환기시키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뜨거운 사람에게는 서늘한 바람을, 얼어버린 사람에게는 따뜻한 온기를, 졸린 사람에게는 시원한 공기를 제공하는 환기...     


그게 안되고 있다는 거 압니다. 반성합니다. 안 되는 객관적인 증거를 저는 댓글과 좋아요 숫자에서 찾습니다. 제 글은, 조회수도 적지만 댓글과 좋아요도 적습니다. 댓글은 거의 없고요, 좋아요도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조회수에 대한 고민은 정리가 됐습니다. 이 정도라도 만족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댓글이나 좋아요는 점점 고민이 많아집니다. 제 글이 정서적 감정적 공감을 얻지 못한다는 뜻이니까요. 제가 원하는 ‘환기’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니 위기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본질적인 질문까지 해봤습니다. 글쓰기란 무엇인가? 어떻게 써야 하는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전문작가가 아니니 좋은 글을 쓰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 마음이 쉽게 전달되기를 바라는데, 어떻게 써야 그렇게 되는지 여전히 고민 중입니다.  

   

혹시 성의 없다고 비난을 하실지 모르나, 용기 내어 고백합니다. 저는 요즘 글을 쓰면서 퇴고를 하지 않습니다. 맞춤법 검사 이외에는 다시 읽어보지도 않습니다. 그냥 말하듯이 씁니다. 서로 대화를 하는데 고쳐서 다시 말하지는 않잖아요? 그냥 그대로, 저의 진심이 전달되기만을 바랍니다. 현재 저의 글에서 진심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제가 진실되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글이 아니라, 진솔한 글을 쓰도록 고민하겠습니다.     

그동안 저의 글을 읽어주신 분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올 한 해 열심히 판타지 소설을 써서 내년에 공개를 하려고 하는데요, 그거라도 재미를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자주 글을 올리지 못하지만, 물 밑에서는 열심히 발버둥을 치고 있답니다. 백조처럼요.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서 2주년을 핑계 삼아 인사드립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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